영광교회 특별한 봉사 “아동범죄 없는 청정지역 가꾼다”
입력 2010-03-24 19:10
아동범죄 퇴치에 교회가 발벗고 나섰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의 영광교회는 정덕훈 담임목사를 비롯, 성도 100여명이 2인 1조를 이뤄 단원구 내를 ‘단속’하고 있다. 해가 저물면 승합차 두 대에 나눠 타고 우범지역을 돌며 ‘순찰’하기도 한다. 이른바 영광교회 아동범죄 예방 순찰대원이다.
2008년 초, 세상을 경악시킨 안양 초등생 사건 이후 정 목사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그해 4월 아동범죄 예방 순찰대를 조직했다. 초등학교 하교시간인 오후 1∼4시 학교 주변을 돌고 공원이나 놀이터, 학원가 등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 후미진 골목 등을 꼼꼼히 누볐다.
놀이터에서 혼자 놀던 5세 여아를 안전하게 귀가시키고, 저녁시간에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던 청소년들을 강제 해산하는 등 영광교회 순찰대원은 ‘지역 돌보미’ 역할을 감당해왔다. 특히 경찰서 지구대에 주민의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과 함께 출동, 수색 및 순찰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취객, 길 잃은 노인을 가족에게 인계하는 것도 영광교회 순찰대의 몫이었다.
그렇게 2년간 꾸준히 활동하자 지금은 성도뿐 아니라 지역 내 학부모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엔 학교 앞에서 캠페인도 전개했다. 김길태 사건 등 사이코패스들의 잔인한 아동범죄가 급증하자 아예 안산시청, 안산단원경찰서와 협력해 ‘아동 성폭력 예방 및 추방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지난 20일 영광교회 순찰대는 고잔지구대와 함께 9개 초등학교 앞에서 9000여장의 전단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정 목사는 “교회는 단순히 교인만의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섬기고, 지역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때까지 영광교회 순찰대의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