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들의 만남과 결혼 세상의 조건만 앞세워서야… 참된 부부 되는 10번의 데이트

입력 2010-03-24 18:01


크리스천들의 결혼준비도 믿음이 없는 사람들과 별로 구별되지 않는다. 많은 젊은 크리스천이 세상가치 기준으로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결과 크리스천도 이혼이라는 세상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앙의 조건이나 성서적 가치관보다는 세상의 조건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결혼은 하나님이 세우신 언약이다. 결혼은 두 남녀가 서로에게 서약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두 남녀가 하나님과 맺는 언약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결혼 전에 가정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알게 하고 서로 충분한 대화나 만남 이후에 결혼에 이르도록 준비해주는 결혼예비학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기 부천시 내일을여는교회의 결혼예비학교는 이 같은 필요성에서 태동했다. 이 교회의 결혼예비학교는 담임목사와 이미 가정을 이룬 선배 부부들이 예비부부를 끝까지 함께 세워간다는 점에서 여타 결혼예비학교와 다르다.

“결혼을 준비하기 전부터 교회에서 결혼예비 부부들이 에젤축제를 하는 걸 보고 도왔어요. 그러면서 나도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에젤축제에 꼭 참석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죠. 예비 신랑에게 에젤축제에 대해 소개하고 동의를 받아 하게 됐어요.”

지난해 결혼하고 임신 9주차 예비엄마인 김진아(32·경기 안양시 석수동)씨는 선데이 크리스천인 남편 정세윤(35)씨와 결혼 전 에젤축제에 참가했다. 정씨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자매라고 해 착하고 선한 사람이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만났다고 한다. 그러나 부인 김씨는 달랐다.

“신앙이 좋은 집안이라고 해서 만났는데 남편의 신앙생활은 내 기준으로 별로였어요. 정말 주님께서 예비하신 배우자인지 고민하며 기도했습니다.”

김씨는 10번의 데이트가 진행되는 동안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그는 에젤축제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진정 배우자를 위한 ‘돕는 배필’로 다시 서게 됐고, 에젤 선배들의 조언과 기도로 서로 이해하며 믿음의 가정을 굳건히 세워나가게 됐다고 고백했다. 특히 결혼 이후 생길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생각의 차이를 좁혀가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결혼 후 겪는 마찰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생활뿐 아니라 육아나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많은 조언과 기도를 아끼지 않는 선배 가정의 도움을 받는 김씨도 이제는 후배 가정을 위해 축복과 기도를 하고 있다.

정씨·김씨 부부를 돕는 선배 가정인 지은태(32·서울 신월7동)·주희영(30)씨 부부도 2006년 에젤축제를 통해 선배 가정들이 권면해 준 것들을 빠짐없이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다. 주씨는 후배 가정에 “부부간의 관계는 마음이 변해서 어려워지는 일들이 많다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방식대로 사랑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남자와 여자의 다른 성향을 이해하고 또 서로 섬기는 지혜와 방식을 배워 행복한 천국 가정을 이루라”고 조언했다. 즉 아름다운 가정생활을 위해선 알고자 하는 노력과 배움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에젤축제는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역하며 살아가는 날 동안 계속되고 믿음의 가정들은 먼저 된 자나 나중 된 자 관계없이 서로의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돕는다.

김씨·정씨는 “크리스천들에게는 주님이 주신 믿음의 가정을 잘 가꾸고 키워나갈 소명이 있다”며 “예비부부는 결혼 전 꼭 결혼예비학교의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생활을 준비해 든든히 서가는 가정을 꾸리길 소망한다”고 당부했다.

부천=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