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 경영] 미래와의 약속 ‘그린경영’ 이젠 필수다

입력 2010-03-24 21:28


기업들이 소리 없는 녹색전쟁을 치르고 있다. 친환경 녹색 경영이 기업들의 필수 생존과제다. 각국 정부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 ‘지키지 않을 수 없는 약속’으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저마다 녹색기업을 표방하면서 친환경 사업 및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업구상·기획단계부터 각 공정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그린경영’기법을 도입하는 사례도 확산 추세다.

지난 17일 훼미리마트는 경기도 양평에 친환경 편의점인 ‘그린스토어 1호점’을 개설했다. 매장 옆에는 태양광 시설과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훼미리마트 측은 “시설비용은 일반 점포의 2배가 들었지만 연간 130여만원의 전기료를 절약할 수 있다”면서 “홍천 비발디파크로 향하는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데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애경은 지난해 6월, 하청업체 등 협력업체 30곳과 ‘그린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벌써 3년째 이어지는 협약식이다. 애경과 협력업체들이 각종 원료조달과 포장재 납품,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제작, 물류 방식 등 주요 공정단계마다 재활용률을 높이고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는 등의 약속을 함께 실천하겠다는 것.

애경 관계자는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경영으로 처리비용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녹색기업으로서의 회사 이미지 쇄신에도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서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친환경’이라는 아이템으로 이윤을 남기고 지구를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스위스의 재활용가방 브랜드인 ‘프라이탁’도 친환경으로 대박을 낸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1993년 그래픽 디자이너인 마르쿠스 프라이탁 형제는 ‘타폴린’이라는 천을 이용해 가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송용 트럭 등에서 내용물을 가리는데 주로 쓰이는 이 천에다 디자인을 입혀 시장에 내놓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녹색기업이 확산되면서 정부 지원도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다음달 경기도 안신시 반월·시화산업단지에 들어서는 ‘녹색경영확산지원센터’가 대표적이다. 지원센터는 기업들의 녹색경영평가 및 진단, 개선프로그램 지원, 사업장 녹색화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청은 이를 위해 연구개발비 320억원, 사업비 55억원 등 연간 380여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앞서 특허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친환경 녹색기술의 특허를 빠르게 획득하기 위한 초고속 심사제도를 도입·시행 중이다. 초고속 심사는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시키는 환경 관련 녹색기술과 녹색성장산업과 관련된 금융지원, 인증을 받은 녹색 기술 등이 대상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초고속 심사제도가 도입되면 기존에 3개월 정도 걸리던 심사가 1개월 이내로 단축된다”면서 “기업의 녹색경영 활동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