볶음김치 등 한식 10종 우주식품 기준 통과
입력 2010-03-24 14:46
볶음김치와 분말고추장, 비빔밥, 잡채, 불고기, 식혜 등 한식 10종이 우주식품으로서 품질기준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한국식품연구원은 산업진흥연구본부 김성수 박사팀이 한식 10종을 우주식품으로 개발해 러시아연방우주청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에 미생물시험을 의뢰한 결과 모두 인증기준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식을 화성 유인 우주비행 모의실험에 참가한 우주인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개발했다.
유럽우주기구(ESA)와 IBMP는 우주인을 선발해 철제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가상의 화성탐사 모듈 '마스(Mars)-500' 안에서 무려 520일에 걸쳐 가상의 화성 탐사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시험을 통과한 한식 우주식품은 볶음김치와 분말고추장, 불고기, 잡채, 비빔밥, 호박죽, 식혜, 녹차, 홍삼차, 카레 등이다.
한식연은 이미 2008년 4월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를 위해 한식 6종을 우주식품으로 인증받은 일이 있는데 이번에는 유럽 우주인을 위해 그들의 입맛에 맞춘 한식을 새로 개발했다.
김치의 경우 매운맛은 줄이고 단맛을 더해 볶음김치 형태로 만들고, 실험 기간이 장기간(520일)인 점을 감안해 저장 기간을 늘리기 위해 고추장은 분말 형태로 만들었다.
특히 김치, 고추장, 홍삼차, 녹차는 2008년 인증을 받았던 메뉴인데, 유럽인용으로 맛과 성분 배합을 바꿨다.
김성수 책임연구원은 "한식 우주식품의 맛과 향, 기호도에 대한 관능평가에서 5점 만점에 평균 4점을 받았다"며 "모의실험에 참가한 우주인들의 식단으로 제공할 수 있는 요건은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한식 10종은 화성 탐사 후 귀환 비행할 때 우주인들이 선택하면 실제 메뉴로 제공되며, 이 경우 우주식품으로서 공식 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식 가운데 우주식품으로 공식 인증을 받은 것은 한식연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14종의 한식이다. 이번에 개발된 10종은 미생물시험은 통과했으나 공인을 받은 것은 아니다.
김 연구원은 "고추장, 볶음김치의 매운맛은 장기간 여행에서 입맛을 잃기 쉬운 우주인들에게 입맛을 돋워주는 좋은 식품이 될 것"이라며 "전통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식을 세계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