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도 반대 심했다”… MB, 4대강 평소 소신 조목조목 피력

입력 2010-03-23 22:36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의 의미를 조목조목 밝혔다. 정부와 청와대 참모들이 제대로 하지 않으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명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아무리 좋은 정책도 결정만으로는 안 된다. 홍보 이전에 국민에게 알리는 공보가 제대로 돼야 한다”고까지 말하며 정부의 설명 부족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의 의미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생명과 생태, 물 확보였다. 이 대통령은 “새와 물고기, 자연환경과 생태가 죽어나가는데 일단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게 중요한 4대강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죽은 생태와 습지를 살려내 복원하자는 것이 두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 번째는 물”이라며 “4대강을 하면 13억t의 물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물부족국가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경우 2016년까지 10억t의 물이 부족해진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4대강의 심각한 상황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졌다. 이 대통령은 “영산강은 오염된 강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지금 영산강은 썩은, 죽은 강”이라고 말했고, “한강도 2000만 시민이 먹고 마시는 물인데, 늘 수질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점차 높아지는 4대강 반대론을 ‘성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이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도 정치적으로 반대가 많았다. 청계천과 버스전용차로도 상대당이 서울시장 사퇴하라고 공격했다”며 “하지만 결국 결과가 반대하던 사람들을 설득시켰다”고 말했다. 4대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더라도 끝까지 설득하고, 사업을 제대로 해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신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야당과 종교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을 재검토할 의사가 없음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왜 4대강을 서두르냐고 하지만, 올 여름 우기가 닥치면 당장 안전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서라도 4대강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