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세행정 총괄… 한동네 출신 동갑 청장의 행보
입력 2010-03-23 18:40
백용호 국세청장 ‘中企 기 살리기’ 稅지원안 발표
윤영선 관세청장 “乙 입장서 일하겠다” 취임 일성
백용호 국세청장과 윤영선 관세청장. 우리나라 내국세와 관세 행정을 총괄하는 두 기관장이 모두 공교롭게 충남 보령시 웅천읍 출신이다. 나이도 1956년생으로 같다. 윤 청장이 24일 신임 인사차 국세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한동네 두 청장의 화기애애한 첫 만남이 예상된다. 동향의 두 청장이 23일 의미있는 행보를 했다. 백 청장은 취임 8개월여 만에 첫 외부강연인 중소기업중앙회 조찬 모임에 참석해 중소기업 세정 지원방안을 발표했고, 윤 청장은 취임식을 갖고 청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중소기업 기 살리기에 나선 백 청장
백 청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오랫동안 성실하게 사업한 법인과 기업은 올해부터 앞으로 5년간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려는 것으로 20년 이상(수도권 30년) 계속해서 사업한 연간 수입액 300억원 미만의 법인과 연간 수입액 20억원 미만의 개인이 해당된다.
조세 모범납세자도 지방청장의 추천을 받아 5년간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 제외키로 했다. 백 청장은 “성실한 사업자는 기업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조사가 나올 것이라는 부담감을 떨쳐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이어 ‘지하경제’가 전체 국민소득의 20∼30% 정도로 추정되는 점을 설명한 뒤 “숨은 세원만 밝혀낼 수 있다면 얼마든지 세율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를 숨은 세원 양성화의 원년으로 삼아 세법질서 확립을 통한 재정수입 확보와 공평과세 실현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을의 입장에서 일하겠다는 취임 일성 밝힌 윤 청장
윤 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윤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자세로 고객과 소통하는 행정을 당부했다. 윤 청장은 “국민은 우리들을 ‘갑’의 입장으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먼저 ‘을’의 입장에서 귀담아 듣고 ‘을’의 입장에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어 재임기간 역점적으로 추진할 업무방향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관리를 제시하고, 올해를 FTA 이행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는 FTA 협정 체결에 역점을 둬왔지만 앞으로는 수출입 기업에 대한 세관행정상 지원을 확대해 FTA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