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진화 현장을 가다-⑥ 전기안전공사] 1초 빠른 서비스로 세상을 환하게… ‘1초 경영’ 실천

입력 2010-03-23 18:43


올해로 창립 37년째를 맞는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전기가 들어오지 않거나 전기로 불편을 겪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전력을 찾지만 실제 달려오는 이들은 KESCO 직원인 경우가 많다. 전기의 안전한 사용을 책임지는 종합 관리기관인 셈이다.

일선에서 고객과 접촉하는 일이 많다 보니 KESCO 홈페이지에는 직원들을 칭찬하는 글이 여타 공기업에 비해 훨씬 많이 눈에 띈다. 끊어진 전기를 이어준 데 대한 감사와 안전점검 시 친절한 조언과 설명에 대한 칭찬 글이 많다. 잠시만 고장 나도 막대한 불편을 초래하는 전기의 속성상 KESCO 직원들의 서비스는 생활밀착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KESCO의 서비스에 지난해부터 ‘1초 경영’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2008년 10월 취임한 임인배 사장이 1초 경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면서 KESCO는 변화의 중심에 섰다. 단순히 스피드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시장 대응력을 극대화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1초 경영을 실천하면서 조직도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우선 공기업 선진화 방침에 따라 허리띠부터 졸라맸다. 정원 10%를 감축하고, 13본부 53개 지사를 13본부 50개 지사로 축소했다. 신입직원 연봉을 14% 축소하는 대신 채용 규모를 확대했다. 또 간부직원이 성과급을 20% 반납하고 청년인턴을 40명 채용했다.

동시에 공사 수익모델 창출에도 앞장섰다.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700여개 공공기관 및 기업과 전기안전에 관한 협약(MOU)을 체결하고 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인 ‘비즈니스콜’ 제도를 운영했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과 MOU를 체결하고 동반 진출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을 비롯해 남극 세종기지까지 해외 진출을 독려했다.

이 밖에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부적합 전기설비 개선 및 무료 전기점검 등을 실시하는 ‘스피드콜 서비스’를 확대해 농촌 및 사회복지시설로 확대 시행했다. 또 재래시장 전기설비 개선사업에도 100%의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KESCO의 경영 혁신은 점차 열매를 맺고 있다. 2007년 부채만 600억원이었던 회사가 올해 2월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 정부 경영평가에서는 검사·검증기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임 사장 취임 1년을 넘긴 KESCO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공사 창립 이후 최초로 해외지사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개설하는 것을 비롯해 필리핀, 카타르 등 개발도상국 정부와 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사옥을 임차해 쓰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 자가사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올해 6개 정도의 자가사옥을 마련해 직원들의 사기도 높이고 근무환경 및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임 사장은 “어느 정도 경영 성과를 거뒀다고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자생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서 고객가치 혁신과 미래 준비를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