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 선박엔진 질소산화물 배출량 규제… 조선업계, 친환경 선박 개발 불붙었다

입력 2010-03-23 18:30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도입한 선박엔진 질소산화물 배출량 규제가 내년부터 적용된다. IMO는 2011년부터 새로 건조되는 선박들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종전 ㎾h당 17.0g에서 14.4g으로 줄이도록 의무화했다.

이미 운항되고 있는 선박들도 2016년까지 새 기준에 맞는 엔진으로 바꿔야 한다. 유엔 산하 정부간 전문기구인 IMO가 채택하는 협약 및 결의사항은 각국 조선 및 해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이산화탄소 규제도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초 세계해운위원회(WSC)는 IMO와 각국 정부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효율적 선박시스템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현재 IMO는 선박 이산화탄소 배출량 관련 규제기준 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세계 최초로 IMO의 새 기준을 만족시킨 친환경 선박엔진 제작에 성공했다. 기존 엔진보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15%가량 줄였으며, 시운전을 마치고 발주처인 중국 양판조선소에 전달했다.

현대중공업은 핵심 부품인 터보차저, 연료밸브, 에어쿨러 등을 개발하고 IMO 새 기준에 맞게 설계를 변경했다. 세계 선박엔진 시장의 약 35%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측은 “세계 첫 친환경 선박엔진 개발로 이 분야에서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적 엔진업체인 만 디젤(MAN Diesel)과 함께 친환경 선박 추진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고압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해 기존 디젤엔진보다 질소산화물은 13%, 이산화탄소는 23%, 황산화물은 92%까지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올해 말까지 시제품을 만들고 시운전을 마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별도 가스 저장설비를 갖추면 LNG(액화천연가스)선뿐 아니라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올 초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온실가스를 크게 줄인 친환경 선박만 건조한다는 녹색경영을 선포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개발 중인 각종 기술을 1만3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에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 조선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조선협회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은 최근 공기가 갖는 기포력으로 선박과 해수 마찰저항을 저감시키는 ‘공기윤활시스템’을 개발했다. 10%가량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중국 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선박 개발에 나섰다. CSIC는 유조선을 중심으로 배출량 저감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친환경 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요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