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추위 폭설… 春3월, 정말 철없네
입력 2010-03-23 18:25
3월 날씨의 변덕이 이어지고 있다. 따뜻한 날씨와 꽃샘추위가 교차하다 폭설 강풍에 이어 황사마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열대 중태평양의 이상 고온 현상인 엘니뇨 모도키와 올 겨울 강추위가 변덕스러운 날씨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봄의 시작인 이달 눈은 세 차례 관측됐다. 지난 9∼10일 서울에 13.5㎝의 폭설이 내린 데 이어 17∼18일에도 천안에 15.0㎝의 눈이 내리는 등 충청권과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이후 지난 22일 오후에도 인천에 5.5㎝의 눈이 내리는 등 중부 지방에 함박눈이 쏟아졌다.
황사도 잦은 편이다. 12∼13일(전국), 13일(중부 호남), 15∼16일(전국), 20일(전국) 등 이달 들어 황사가 네 차례 관측됐다. 그 가운데 비와 돌풍을 동반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한 20일에는 2003년 관측 이후 최악의 황사가 한반도를 덮쳤다.
이달 날씨가 춥고 눈·비가 반복되는 것은 북쪽의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성 고기압과 남쪽의 고온다습한 해양성 고기압 사이에 한반도가 샌드위치처럼 끼여 불안정한 기압 배치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는 올 겨울 유럽과 동아시아 등 세계 곳곳을 덮친 혹한의 여파로 대륙이 냉각돼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평년보다 세력을 오래 유지하는 데서 기인한다. 박정규 기상청 기후과학국장은 “엘니뇨 모도키 현상이 한반도와 가까운 중태평양의 수온을 상승시키고, 필리핀 동쪽에 위치한 해양성 고기압을 강화시켰다”며 “성질이 다른 해양성 고기압과 대륙 고기압이 서로 경쟁하면서 봄 날씨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세력 다툼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저기압이나 기압골이 통과하기 쉬운 여건이 만들어지면서 악천후가 잦아지고 있다. 남서쪽에서 저기압이 한반도에 접근하면 남부를 중심으로 비가 내렸고, 북서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면 황사가 뒤덮었다.
변덕스러운 날씨는 다음달 초까지 지속되겠지만 다음주 초부터는 평년 수준의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