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中본토 철수하긴 한다만”… 홍콩서 우회서비스, 中 언론 “부당 행위”
입력 2010-03-23 18:54
미국의 검색엔진 구글이 검색사업을 중국 본토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대신 홍콩을 통한 우회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나섰다.
구글은 23일 오전 ‘구글 차이나’ 방문자들을 홍콩의 중국어 서비스 웹사이트로 접속하도록 유도했으며, 오후부터는 접속자를 곧바로 구글 홍콩 웹사이트로 연계되도록 했다. 구글 홍콩 웹사이트에는 ‘중국의 새 집에 마련된 구글 검색서비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다.
구글은 그러나 검색 사업과 관련한 연구개발(R&D) 및 광고영업 부문 등은 중국 내에서 그대로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의 검열 행위를 피하면서도 세계 최대의 인터넷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모든 사업을 철수하지 않음으로써 자사의 경영적 이해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구글의 조치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따라서 구글이 광고 및 영업부문 등에서의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중국 당국이 홍콩에 기반을 둔 구글의 중국어 사이트 서비스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구글이 중국 내 검색서비스를 중단하고 해킹 피해 책임을 중국에 돌린 행위는 완전히 잘못된 일”이라며 비난했다. 신문판공실 인터넷국 책임자는 “우리는 상업적인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구글의 근거 없는 중국에 대한 비난에 대해 불만과 분개의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 등 주요 언론도 구글이 중국의 법을 따르지 않고 부당한 행동을 했다면서 강력 비난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