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노래 듣는 全公勞 정체가 뭔가

입력 2010-03-23 18:03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7개 지역본부와 90개 지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김정일을 추종하고 대남 혁명을 선동하는 내용의 북한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홈페이지에 있는 배너를 클릭하면 인터넷 방송국 ‘진보미디어 청춘’의 ‘민중가요 감상실’로 연결되어 북한 가요를 비롯해 국내 좌파들이 만든 반미 반정부 투쟁 가요를 들을 수 있다.

그 가운데 ‘2월의 명절을 축하합니다’는 김정일 생일을 축하하고 충성을 다짐하는 노래이며, ‘흰 눈 덮인 고향’은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산 밀영을 찬양하는 노래라 한다. ‘얼룩소야 어서 가자’는 인민군대를 위해 식량을 나르는 얼룩소를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내용이다. 국민 세금으로 보수를 받으며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할 공무원들에게 김정일을 찬양하고 혁명을 선동하는 노래를 듣도록 유도하는 전공노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정부는 어떻게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는가.

전공노는 해직자와 6급 공무원 이상 업무총괄자들을 불법 가입시킨 이유로 노조 설립을 인정받지 못했음에도 불법으로 지난 20일 서울대에서 출범식을 강행했다. 참가자 다수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붉은색 머리띠를 둘렀다. 간부들은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대회까지 가졌다. 이런 정도면 반정부 집회가 따로 없다. 전교조는 학교와 교육을 정화하려다 실패하고 정치투쟁으로 달려갔지만 전공노는 출발부터 정치성이 짙을 뿐 아니라 친북 조짐까지 보이니 앞날이 심히 걱정된다.

공무원들이 불법으로 집단행동을 감행한 것은 공무원 본분을 넘은 일이다. 공무원 신분보장 규정은 이런 불법까지 용인하라고 만든 게 아니다. 정부는 말로 엄포만 놓을 게 아니라 불법 집회에 참가한 공무원들을 철저하게 가려내어 엄정히 징계해야 한다. 어설픈 징계가 아니라 파면 같은 중징계로 다스려야 한다. 그 빈 자리는 청년 실업자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에 창궐하고 있는 친북 종북 사이트들에 대해서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가요뿐 아니라 북한의 대남 선전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사이트가 한둘이 아니다. 터무니없는 내용들이지만 지각이 모자란 사람들을 중독시킬 만한 독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