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경식물원 박경선 원장 “성경속 나무·풀엔 고유 메시지 담겨있어”
입력 2010-03-23 18:07
“성경 식물이 내포하는 영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담겨 있습니다.”
성경 속 식물 알리기에 힘 쏟고 있는 한국성경식물원 박경선(56·사진) 원장은 21일 “성경 속 꽃과 식물들이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원장이 성경 식물에 눈을 뜬 것은 10여년 전 성경 식물의 의미를 발견하면서부터다.
“모세가 신을 벗고 하나님을 만났던 떨기나무, 삭개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올라갔던 돌무화과나무, 레바논 백향목과 우슬초를 보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어요. 성경의 문화를 이해하자 성경 읽기가 달라졌지요.”
선명한 거울을 보는 것처럼 새롭게 발견한 성경 진리를 깊이 알고 싶었다. 식물에 문외한이던 그는 공부를 시작했다. 자료와 책을 샅샅이 뒤졌고 식물학자들도 만났다. 성경 식물의 배경이 되는 이스라엘에도 1년에 한두 번씩 다녀왔다. 사비를 털어 성경 식물과 씨앗을 들여왔고 토양과 기후가 맞지 않는 국내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재배에 성공했다. 그렇게 모은 성경 식물만 지금까지 90여종이나 된다. 2년 전 성경식물원 전시회도 열었다. 그해 10월엔 이스라엘 최대 성경식물원인 네옷 키드밈과 정보, 방문교류 협약도 맺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식물은 대략 120여종이다. 박 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은 어떤 것일까.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할 때 문 인방과 좌우 설주에 양의 피를 발랐던 것은 우슬초 묶음이었고 다윗이 죄를 짓고 하나님께 회개할 때 우슬초로 정결케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께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전달할 때도 우슬초를 사용했습니다.” 박 원장은 “우슬초는 겸손과 회개를 나타내고 있다”며 “영적 질병에 걸린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
성경 식물이 기독교 문화의 한 부분임을 감안, 경기도 광주시 인근에 식물원 부지를 물색 중이다. 상설전시관을 만들어 성경 식물과 성경 갤러리, 카페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