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선거’ 오명 씻은 신안 임자 주민들
입력 2010-03-24 00:14
전남 신안군 임자도 주민들이 뒤늦게나마 ‘돈 선거’의 오명을 씻어냈다.
임자도에서는 지난 1월 29일 실시된 농협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1000여명이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조합장에 당선된 박모(64)씨와 후보자들이 금품 제공 혐의로 구속되는 바람에 23일 보궐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공명선거의 진수를 보여줬다. 단 한 건의 금품·향응 제공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고, 상대 후보 비방은 물론 선거법 위반 사례도 적발되지 않는 등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깨끗한 선거를 실천했다.
후보 2명은 지난 17일 합동연설회 직후 동반 여행을 떠났고, 1000여명의 조합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선거를 하자’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임자면은 부정선거 관련 제보를 하면 마을 숙원사업 해결을 위한 자금지원 약속까지 하며 공명선거 분위기를 북돋았고 선관위도 직원들을 상주시키며 주민들을 지켜봤다.
개표 결과도 극적이었다, 정태실(60·임자농협 전 이사) 후보가 421표를 얻어 420표를 획득한 김성수(57·임자농협 전 전무) 후보를 1표차로 이기는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김 후보는 개표결과가 나온 직후 선거결과에 승복해 정 후보에 축하 꽃다발을 건네기도 했다.
목포=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