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하나님] 유일남 장로(한국기독교직장선교회연합회 대표회장)

입력 2010-03-23 17:50


주일성수 실천하다 면직 위기 몰렸지만 직장 선교 쓰임받아

내가 예수님을 제대로 만난 것은 군대에 갔을 때다. 정남진 대위라는 믿음의 중대장을 만나 세례도 받았고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했다. 1983년 제대 후 76년 입사한 농협중앙회 부산 해운대 지점에 복직했다. 안준철 차장의 권유로 농협선교회에 들어간 것이 인생의 수레바퀴를 돌려놓았다.

1986년 부산지역 연합회 회계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부회장까지 했다. 주택은행의 조성일 장로, 철도청의 박상명 집사 등 여러 분들과 오랫동안 활동을 했다.



하나님은 분에 넘치는 복된 삶을 주셨다. 그동안 수없는 고난을 겪었지만 하나님은 그 때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인도했다. 그 고난은 곧 축복의 통로였다. 조각가보다 더 철저하신 분이다. 91년 41세 때 장로 직분을 받았다. 부산동부교회를 개척하신 고(故) 오동원 목사님은 잊을 수 없는 신앙의 큰 스승이다. 오 목사님은 로마서 8장 28절의 말씀을 들려주셨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말씀이다.

직장생활 35년 동안 가장 큰 정신적인 지표가 된 말씀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나의 앞길을 열어 주셨다. 예수 믿는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을 때도 하나님은 보호해 주셨다. 주일성수를 한다고 임직등산대회에 빠졌을 때 면직을 당할 뻔했지만 하나님은 끝까지 지켜주셨다.

그 때마다 나는 이 복음 송을 자주 불렀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나의 인생길에서 지치고 곤하여 매일처럼 주저앉고 싶을 때 나를 밀어 주시네 일어나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일남아)너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

역시 고난은 축복의 다른 말임을 새삼 깨달았다. 2003년 4월 월드비전의 본부 행정 국장으로 이직을 하게 돼 서울로 왔다. 이후 전국연합회 팀장, 선교비전 본부 담당 부회장으로 봉사하면서 직장선교 한국대회 준비위원장을 여러 번 맡았다. 보잘것없는 농협 직원이었던 내게 한국 월드비전 경영본부장의 역할도 맡겨주셨다. 2009년에는한국기독교직장선교회연합회 대표회장으로 일하게 하셨다.

하나님은 한직선과 나에게 모든 직장을 복음화하라는 지상명령을 주셨다.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직장에 머물 것 같지만 머잖아 내려놓아야 한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가 아니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목숨을 걸고 전도에 나서야 한다. 핍박과 고난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주님이 책임져 주시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것을 직접 체험했고 직장을 그만두는 날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불원간 우리 모두는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다. 그 날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참된 종’으로서 고개를 들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오늘도, 내일도, 영원토록 전도의 끈을 놓지 않을 생각이다. 오늘 새벽에도 나는 ‘전도수첩’을 꼭 붙들고 기도한다. “아버지, 하나님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