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피해 부모들 또 ‘피눈물’… 아동 ‘살인백신’ 보상커녕 살해협박 받아

입력 2010-03-22 19:21

중국에서 이른바 ‘살인백신’ 사건 피해 어린이 부모들이 살해 위협 등 갖은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피해 어린이 부모 10명 이상이 최근 낯선 사람으로부터 회유와 함께 협박 전화 및 메시지를 받았다고 이 신문에 고발했다. 이들은 “사건을 더 이상 복잡하게 만들지 않으면 10만 위안(1664만원)을 주겠다”는 회유와 함께 “만약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리 하나를 자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또 “당신 집을 불태워 가족을 몰살시키겠다” 등 갖은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산시(山西)성 질병예방통제센터 내부고발자인 천타오안(陳濤安)과 그의 부인도 최근 비슷한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 그는 “사건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으면 우리 회사 사장이 5만 위안의 사례비를 주겠지만 만약 의도적으로 계속 일을 키운다면 당신 다리 하나쯤 자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는 내용의 협박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의 아내도 비슷한 내용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그는 “나는 협박자들을 앉아서 기다릴 수 없다”며 “이것은 공개된 전쟁으로, 맞서 싸우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세 살짜리 아들이 백신을 맞은 뒤 사망했다는 왕(王)모씨는 “협박을 받은 뒤 너무 무섭고,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면서 “더 이상 아들의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두려워했다.

중국경제시보(中國經濟時報)는 최근 피해부모와 내부 고발자 등을 탐방조사해 최근 4년간 산시성에서 백신 접종 후 최소 4명의 어린이가 숨지고 74명의 어린이가 심한 신체적 장애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국에서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피해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