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미공개 기록 입수] 유해는 어디에… 日 모르쇠 일관-정부 “日, 자료 갖고 있을 것”

입력 2010-03-22 18:31

안중근 의사는 아직도 묘역이 없다. 안 의사 사형을 집행한 일본이 유해 소재지를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형 직후 감옥 근방 야산에 묻었는지, 유해를 일본 등 다른 곳으로 이장했는지를 알고 있을 일본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안 의사 유해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외교전에 뛰어든 것은 문민정부가 출범한 1993년이었다. 당시 우리 외교부는 일본 정부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은 ‘불가’였다.

2008년 3월에도 유해 매장 위치 확인 자료를 재차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문서 정리 차원에서 찾아봐도 없더라”는 무성의한 답변만 내놓았다. 지난 2월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유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데 협조해 달라는 의사를 비공식 타진했지만 일본 정부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기록을 중시하는 일본이 안 의사 사형 이후의 사진은 물론 유해 매장지에 대한 기록도 반드시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금껏 발뺌하던 자료를 갑자기 내놓으면 은폐 논란이 일 수 있고, 또 유해 매장지를 공개할 경우 한국 내 반일 의식을 이어나가는 역사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