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촌 ‘죽음의 하천’에 쉬리가 돌아왔다
입력 2010-03-22 18:27
1980년대 중반까지 40여개 탄광에서 쏟아내는 검은 폐수로 ‘죽음의 하천’이 됐던 강원도 태백지역 하천이 쉬리(사진) 버들치 퉁가리 등 청정 민물고기가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태백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황지, 철암, 소도, 골지천 등 4개 주요 하천에 대한 생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철암천 등에서 1급수에만 사는 쉬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또 자갈이 많은 맑은 물에 사는 퉁가리는 물론 한국 고유종인 참종개도 황지천과 철암천에서 발견됐다.
특히 물살이 빠르고 맑은 물에 사는 새코미꾸리(미꾸라지 종의 일종)와 버들치, 피라미는 태백지역 모든 하천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물고기들이 늘어나면서 쇠오리, 왜가리, 백로 등 철새들도 무리지어 찾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겨울새인 쇠오리는 동점동 철암천 일대와 절골 담수보에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05년부터 한두 마리씩 보이기 시작했던 왜가리는 20∼30여 마리, 쇠오리는 100여 마리가 떼 지어 모든 하천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점동 철암천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이 찾은 흔적이, 황지천과 동점동 구문소에서는 수달이 서식하는 흔적이 발견됐다.
이같이 태백의 주요 하천이 살아난 것은 황지, 철암, 골지천에 1997년까지 이어진 태백시수질환경사업소의 하천관리 노력 때문이다. 또 그동안 지속적으로 펼쳐온 하수관거사업 등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태백시는 분석했다.
시 관계자는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탄광폐수로 죽어있던 하천들이 지난해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ℓ당 1㎎ 이하의 1급수로 완전히 회복됐다”면서 “자연의 복원력은 경이적”이라고 말했다.
태백=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