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으로 훼손 습지 98곳”… 정부 발표는 54곳

입력 2010-03-22 18:38

4대강 정비사업으로 훼손되는 습지는 모두 98개로 환경부가 지난해 발표한 54개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습지NGO네트워크(KWNN)는 오는 26일 일본에서 람사르네트워크일본과 공동 개최하는 ‘제5차 한·일 습지포럼’을 앞두고 22일 펴낸 보고서를 통해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된 습지의 수는 모두 196개로 정부가 발표한 100개의 거의 2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의 영향을 받는 습지 역시 54개가 아닌 98개이며 이중 45개는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KWNN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생태계의 먹이사슬 교란 및 서식처 감소로 종 다양성이 감소할 것”이라며 “지류의 자연하천은 물론 한강하구와 낙동강하구와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하구습지 역시 심각한 습지 소실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가 밝힌 ‘사업구간 내 습지의 수’와 ‘위협에 처한 습지 개수’를 보면, 남한강은 각각 20곳과 3곳, 낙동강은 38곳과 21곳, 금강은 10곳과 2곳, 영산강은 32곳과 18곳으로 돼 있다.

그러나 KWNN이 밝힌 두 가지 습지 개수는 남한강의 경우 70곳과 23곳, 낙동강은 58곳과 38곳, 금강은 32곳과 16곳, 영산강은 36곳과 21곳이다.

KWNN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환경부에서 발간한 ‘전국내륙습지 일반조사 및 정밀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연구소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준설과 보 설치, 자전거도로 등의 건설로 습지가 건조화, 파편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훼손되는 습지 개수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