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동수] CCM과 가수 소향

입력 2010-03-22 18:00

CCM(Christian Contemporary Music)은 대중음악의 그릇에 기독교 신앙을 담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일컫는다. 1960대 미국에서 시작해 70년대 이후 세계로 퍼졌다. CCM은 초기엔 기독교 색채가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뮤지컬 음악이 일반 포퓰러 뮤직(팝송)차트 상위에 오르면서 대중의 관심권으로 들어왔다.



중흥을 맞은 것은 1990년대였다. 특출한 재능을 가진 크리스천 작곡가와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팝송, 록 음악,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대중음악에 CCM적 요소를 접목한 것이 어필했다. 현재 CCM의 중심지는 호주 힐송 교회다. 달린 첵 목사가 이끄는 ‘힐송 워십 찬양단’의 앨범들은 발매될 때마다 화제가 된다. 매년 여름 열리는 힐송 콘퍼런스엔 지구촌 크리스천들이 모여 CCM축제를 펼친다.

국내에선 최덕신의 ‘주찬양선교단’이 87년 송명희 시인의 시에 가사를 붙인 ‘그 이름’을 발표, 3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것을 비롯해 포크 스타일로 본격 팝 성향을 보인 최인혁, 성악을 전공한 박종호와 송정미,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가 CCM의 지경을 넓혔다. 90년대엔 록 스타일의 CCM을 선보인 ‘빛으로 모두 함께’와 ‘예레미’의 활동이 돋보였고, ‘컨티넨탈 싱어즈’를 거친 이강혁 이유정 소리엘 김명식 천광웅은 한국 CCM을 주도해 왔다. 일반 대중가수 중엔 심수봉이 2007년 직접 편곡해 노래부른 CCM앨범 ‘데이 바이 데이’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실력파 CCM 뮤지션들은 많은데 그 중 한 명이 소향이다. 소향은 지난 20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 자신의 가창력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고음으로 유명한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들을 완벽하게 부르며 ‘돌고래 소리’라는 초고음 영역까지 소화해 프로 참석자들과 시청자들을 열광시켰다.

소향은 그동안 대중음악계와 매스컴엔 거리를 두어 왔다. 미국 유명 대중음악 프로듀서의 음반 제작 제의도 거절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지상파 예능프로 출연을 계기로 활동 영역이 넓어질지 주목된다. 그는 세상에 지친 영혼들에게 자유와 사랑, 희망을 전하는 싱어가 되길 원한다. 그렇다면 굳이 교회 안과 밖을 구분할 필요는 없겠다. 소향의 노래엔 영혼의 밑바닥을 흔드는 깊은 울림이 있다. 그 울림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한다.

박동수 논설위원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