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환경연구원, 빗물 지하 침투시켜 생활용수로 재활용

입력 2010-03-22 18:49

집중호우 때마다 하염없이 바다로 흘러가 버리는 제주도 빗물이 생활용수로 재활용될 전망이다.

제주도 환경자원연구원은 집중호우 시 저류지 인공관정을 통해 빗물을 지하로 침투시키는 지하수 인공함양 시설을 올 여름부터 본격 가동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원은 최근 제주시 한천 제2저류지에 인공함양정 10곳의 설치를 완료하고, 저류지 내로 유입되는 하천유출수의 수질(탁도)을 고려해 인공함양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 설치를 마쳤다.

연구원은 또 올해 한천 제1저류지 내에 자동제어시스템을 부착한 10개의 인공함양정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연구원은 2011년까지 55억원(국비 30억원)을 투입, 지하수 인공함양 시범연구 사업을 추진한다. 한천 제2저류지의 가능량 평가 결과 바닥에 설치한 인공함양정 1공(심도 48m)을 통해 1일 최대 1만7000t, 연간 100만t의 물을 인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주도민 7000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으로, 일반 가정집 상수도 기본요금으로 2억1000만원 어치에 해당한다.

제주도는 현재 골프장 부지면적 6만㎡ 이상, 온천개발계획 면적 10만㎡ 이상 시설에 대해서만 월간 용수사용량의 40%를 빗물로 의무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골프장 22곳에서 지하수를 사용한 양은 340만3000t에 이른다. 그러나 골프장이나 대규모 관광지 조성사업이 잇따르면서 골프장은 70% 이상, 관광지나 관광단지의 경우 현행 10%에서 50%까지 빗물 의무 사용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 박원배 연구원은 “제주지역에서 빗물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종합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며 “종합계획에 따라 강수량을 고려한 월간 빗물이용 기준수량의 탄력적 적용, 인공함양정 설치 및 빗물이용 시설 의무화 등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