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마크 비치 홍보국장 "WCC는 복음전파가 목적인 단체"

입력 2010-03-22 17:07


[미션라이프] 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려는 활동들이 속속 전개되고 있다. 2013년 부산 총회를 ‘한국 교회’의 이름으로 성공적 개최하기 위해서인 동시에, 그동안 진보-보수 교회 간 갈등에 하나의 원인이 돼 왔던 WCC 정체성 논쟁을 이번 기회에 중단시키겠다는 의도가 들어 있다.

WCC의 마크 비치 홍보국장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초청으로 지난 17일 한국을 찾았다. WCC 회원 교단(예장통합, 기장, 기감, 성공회) 에큐메니컬 담당자들과 만나고 2013년 총회 개최지 부산을 사전 답사하기 위해 22일까지 6일 일정으로 온 그는 입국 다음 날부터 부지런히 인터뷰와 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의 교회들이 WCC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고, 전 세계 WCC 회원 교회들에는 부산을 알리는 것”이 그의 궁극적 방문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덧붙여 “한국에서 WCC 총회 개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파악해 소개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는 2013년 총회가 부산에서 열리는 데 대해 “총회 개최지는 시기와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서 결정된다”면서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가깝다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 사회 및 선교적 이슈에서의 중요성 등이 고려됐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국은 교회가 정부나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들었다”면서 “이 점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교계 일각에 의한 WCC와 총회 개최 반대 움직임에 대해 전해들은 그는 “사전 지식이 없어 자세한 논평은 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WCC는 세계 110개국, 349개 교회(교단), 5억여 기독교인이 속한 단체입니다. 가장 보수적인 교단부터 가장 진보적인 교단까지 다 포함되지요. 물론 이슈마다 입장이 갈리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장 보수적인 교회도, 가장 진보적인 교회도 적극적으로 다른 교회들과 대화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출신으로 모태신앙인인 그는 WCC의 성격에 대해 “복음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고 명료하게 정의하며 “이 부분에 있어서 한국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가맹국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2013년 총회에 대해서 한국 교회들이 ‘귀중한 기회’로 여겨주기를 바란다고도 말했다. “7년마다 열리는 총회는 전 세계 교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리스도가 구세주’라는 고백을 나누고, 예배와 성만찬을 거행하는 자리입니다. 이 행사가 개최국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지, 즉 기독교 신앙이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NCCK는 이밖에도 WCC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릴레이 신학 토론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 19일 열렸던 토론회는 그동안 WCC에 대해 제기돼 온,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좌경화된 사회참여 일변도라는 등의 비판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이형기 명예교수는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그동안의 공식 문서들을 살펴보면 WCC의 복음은 오히려 보수적일 정도”라면서 “결코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오는 25일 이어지는 2차 토론회에서는 서울신대 유성석 교수가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해 온 WCC의 선교 활동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