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 골프(48)

입력 2010-03-22 09:37

쉬운 샷과 쉬운 요리, Chip & Chips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시 37:23)

숏게임은 요술(magic)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골프 스코어의 60%가 그린과 그 주변에서 이루어지며, 스코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퍼팅의 연결 고리가 어프로치이므로 퍼팅 숫자는 어프로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10년 전에 내 골프 기록을 모두 제공하고, 대한골프협회로부터 핸디캡 6을 산정 받았다. 당시 분야별로 내 핸디캡을 따져 보면 드라이빙은 7, 아이언은 10, 퍼팅은 6 정도였지만, 미국 모기관 프로그램으로 측정한 나의 어프로치 핸디캡은 3 정도로 판명되었다. 결코 장타자 축에 들지 못하고, 아이언 정확도도 대단치 않았으나 점수의 기복이 크지 않고, ‘치는 것은 엉성해 보이는데도 스코어가 괜찮은’ 그런 골프가 나의 주특기였는데 그것은 그린 주변에서의 빛나는 어프로치 때문이었다.

어프로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다음 세 가지의 사항을 굳게 믿고 있다.

.정확한 거리의 판단

.가장 마음이 편한 클럽으로 쉬운 샷을 할 것

.일관성 있는 방법으로 칠 것

이런 나의 주장과 잘 어울리는 유명한 사례가 있다. 2009년 PGA 챔피언십을 거머쥔 양용은 선수의 18번홀 세컨샷이 대표적인 최고의 샷으로 알려졌지만, 타이거 우즈를 누른 승부의 분기점은 14번 홀 그린 옆에서 이글을 만든 칩샷이었고, 주먹을 불끈 쥔 양용은 선수 앞에서 풀죽은 타이거 우즈는 그저 숨죽인 종이 호랑이가 되었다. 20야드 남짓한 거리에서 홀에 직접 넣은 그의 멋진 칩샷에서 우리가 배울 것이 몇 가지 있다.

.발걸음으로 홀과 볼 사이의 정확한 거리를 쟀다.

대개 모든 프로나 상급자들은 발걸음으로 정확한 거리를 재며, 볼의 착지 지점을 결정하고 볼이 굴러가는 구간의 경사도를 세밀히 파악한다.

.볼이 약간 높은 스탠스에 맞춰 그립을 짧게 내려 잡았다

초.중급자들의 경우 그립을 일정한 높이로 잡는 경우가 많지만, 경사진 곳이나 라이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컨트롤을 높이기 위해 그립을 짧게 내려 잡는 것이 현명하다.

.연습 스윙으로 백스윙 크기를 결정하고 헤드 무게로 편안하게 스윙했다.

백스윙을 크게 하고서는 볼이 너무 먼 곳으로 갈까 봐 살짝 내려치다가 뒤땅을 친다거나 토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백스윙의 크기로 거리를 조절하는 연습을 하면 (손목을 지나치게 쓰는 골퍼에게는 불가능한 방법이다) 일정한 헤드 스피드로 일관성 있는 샷을 할 수 있다.

골프의 성인(聖人) Bobby Jones는 칩샷은 골프에서 최고의 경제적인 샷이다(The chip is the greatest economist in golf)라고 이야기했다. 경제적이라 함은 노력, 투자에 비해 결과치 만족도가 높은 것을 말하는데, 그래서 나는 배가 고플 때 쉽게 요기를 해결할 수 있는 칩스(Chips, 감자튀김)와 어프로치의 칩샷이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칩샷의 요점을 잘 설명하는 명언을 몇 개 소개한다.

.똑바로 굴리려면 낮게 쳐라(Hit chip shots low for truer roll).

.오르막에서는 낮게 칩샷 하고, 내리막에서는 탄도를 높여라(Chip low going uphill, high coming down).

.양팔과 양쪽 어깨로 삼각형을 만들고 클럽이 왼팔의 연장선으로 되게 하라(Maintain the triangle for consistent chips).

골프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