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세 해운사 거느리는 범현대家
입력 2010-03-21 23:29
‘한 지붕, 세 해운사?’
범현대가(家)가 세 해운사를 거느리게 됐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12일 주주총회에서 해운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중공업 주총에선 해운운송업 외에 선박대여업, 선박관리업, 해운중개업, 해운대리점업 등을 추가한 정관 변경안이 승인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내항 화물운송을 해온 만큼 중국지역 등에 대한 외항 화물운송으로 영역을 넓히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현대그룹은 국내 대표 해운사 중 하나인 현대상선을 갖고 있고,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종합물류회사인 글로비스를 통해 해운업을 확대하고 있다. 따라서 한 지붕 아래 3개사가 경쟁하게 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시황 악화로 선주들이 주문 후 인수하지 않는 선박 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과거 현대상선 설립 배경과 꼭 닮았다. 1974년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조선소를 준공하면서 해외에서 대형 선박 12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당시 오일쇼크로 자금압박에 시달린 일부 선주가 선박 3척 인수를 거부, 결국 이를 기반으로 오늘날 현대상선이 탄생했다.
하지만 현재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움직임이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컨테이너선 사업의 경우 최소 50척의 선단은 확보해야 하고 노선별 인력 배치는 물론 외국 선사들과의 제휴 등 인지도가 필요한데 신생 해운사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기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 해운업인 만큼 현대중공업의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