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막화 가속 봄철 공습 잦을 듯
입력 2010-03-21 23:17
기상청 관측 사상 최악의 황사가 지난 주말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갔다. 최근 중국 내륙 지역의 빠른 사막화로 인해 앞으로 황사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1일 “중국 북쪽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20일 오후부터 21일 오전까지 전국이 황사 영향권에 들었다”면서 “이번 황사는 기상청이 황사먼지(10㎛ 이상 크기)를 관측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일 오후 8시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기록된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당 2712㎍으로 2006년 4월 8일 백령도에서 측정된 역대 최고치 2371㎍을 뛰어넘었다.
황사는 황사 발원지와 가까운 서울·경기지방이 아닌 남부지방이 더 심했다. 흑산도를 비롯해 진도(2408㎍) 대구(2684㎍) 진주(2265㎍) 안동(1788㎍) 등 남부지방의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548㎍) 수원(564㎍) 등에 비해 훨씬 높았다. 기상청은 몽골과 중국 네이멍구에서 발원한 황사가 저기압 뒤를 따라 남동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악의 황사를 부른 것은 점점 커지는 중국의 사막화 경향 때문이었다. 기상청은 중국 고비사막 등 황사 발원지에 덮인 눈이 예상보다 빨리 녹았고, 황사 발원지의 면적이 더욱 커져 황사의 위력이 세졌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4월과 5월이 돼야 황사 유입이 평년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봤지만 3월에 큰 황사가 찾아온 것은 의외였다”며 “장기적으로 사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나친 산림 채벌과 도시 확산, 가뭄으로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 이미 사막화된 상태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0년 사이 황사 발생 빈도가 6배 증가해 매년 20차례씩 황사가 발생하고 있다.
주말 한반도를 휩쓴 황사는 강한 북서풍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빨리 남동쪽으로 물러갔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22일 전후로 황사가 한 차례 더 발생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이 황사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밤과 23일 새벽 사이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이 기간 한반도로 황사를 몰고 오는 북서풍이 불지 않고 남서풍이 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봄철 황사에 대해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봄철에는 기압 변화가 커 날씨 변화가 심하다”며 “4월과 5월에도 (대규모의) 황사가 또 올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