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재판’ 22일 현장검증…금주 중대고비

입력 2010-03-21 23:21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 측 인사가 사건의 핵심 증인인 전 총리실 경호원 윤모씨와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접촉이 증인의 법정 진술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20일에 이어 21일에도 윤씨를 불러 위증 혐의로 조사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검찰이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현장검증을 앞두고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21일 서울중앙지검과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에 따르면 윤씨는 최근 한 전 총리 측 인사와 수차례 접촉했다. 윤씨는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온 지난 1월 한 전 총리 측 인사와 만났고, 법정에 증인으로 나서기 며칠 전에도 만났다는 것이다.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오찬이 열린 총리공관 1층에서 밀착경호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최근 법정에 증인으로 나서 “사실상의 밀착경호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윤씨가 증언을 바꾼 것이 위증인지 살펴보고 있다. 갑자기 왜 진술을 바꿨는지 의심스러운 정황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참고인이었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윤씨가 쌍방 증인이므로 한 전 총리 측 인사와 만나는 것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 측 조광희 변호사는 “총리 시절부터 알던 사람이라 만난 것”이라며 “증인신문 전 팩트를 확인하기 위해 변호사들이 윤씨를 포함해 증인들을 만났고, 증인들을 만날 때 한 전 총리 측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총리 재판은 이번주 총리공관 현장검증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증인신문이 열리면서 중대 고비를 맞는다. 22일 총리공관에서 열리는 현장검증에서는 2006년 12월 20일 오찬회동 당시 상황을 재연한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은 당시 2만, 3만 달러가 든 봉투를 오찬장 의자에 두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오찬장 내부 구조와 현관까지의 이동시간, 참석자들의 동선 등을 면밀히 검토해 진술의 신빙성을 따질 예정이다.

민주당 정 대표가 26일로 예정된 증인신문에 출석할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증인신문에 대해 “서면으로 입장 표명을 검토 중”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대표 외에 이원걸 전 산업자원부 2차관과 이국동 전 대한통운 사장 등도 이번주 증인으로 출석한다.

검찰은 앞으로도 곽씨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반면 변호인 측은 곽씨의 검찰 진술과 법정 증언이 다른 점을 내세워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