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바닷바람 다스려 우승컵 포옹… KPGA 개막전 인비테이셔널대회 11언더파로 정상
입력 2010-03-21 19:39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개막전이자 한·중 투어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 1차 대회가 열린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 링크스 코스(파72·7076야드)는 인천 영종도 스카이72CC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스카이72처럼 상하이 링크스도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종잡을 수 없는 강한 바닷바람이 선수들을 괴롭힌다. 그래서 이번 개막전에서는 바람을 잘 다스리는 선수에게 우승컵이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예상은 적중했다.
바닷바람을 이기고 우승컵에 입을 맞춘 주인공은 바로 김형태(33·토마토저축은행)다. 김형태는 이번 대회 코스와 유사한 스카이72에서 평소 연습했을 정도로 바람에 익숙한 선수다. 이런 김형태가 21일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시종 여유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3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김형태는 2008년 10월 메리츠솔모로오픈 우승 이후 1년 5개월 만에 통산 4승째를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이 대회전까지 2006년부터 3년 동안 매년 가을에 1승씩 통산 3승을 올려 ‘가을 사나이’로 불린 김형태는 이번에는 초봄부터 우승컵을 들어올려 올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김형태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 8000만원과 스폰서 우승 보너스까지 합쳐 1억4000 여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2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김형태는 8번홀(파5·501야드)과 9번홀(파4·455야드) 연속 버디로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김형태는 8번홀에서 그린 30m 부근에서 친 두 번째 샷을 홀 70㎝에 갖다 붙이며 가볍게 버디로 연결했고, 9번홀에서는 9m짜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그림같이 홀에 떨구며 2위 그룹에 4타차로 달아나 우승을 예약했다.
지난해 일본투어에 전념하느라 한국에서는 우승이 없어 “매년 1승 이상씩 10년을 채우는데 차질이 생겼다”고 아쉬워했던 김형태는 “올해에는 한국 무대에 전념하면서 우승과 함께 상금왕까지 노리겠다. 일본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작년 손목을 다쳐 부진했던 김형태는 1997년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한 뒤 2006년 몽베르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6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신고했다.
대회 중에 신한금융그룹과 재계약에 성공한 강성훈(24)은 이날 3언더파 69타로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준우승에 올랐다. 강성훈은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우승 없이 여섯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상하이=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