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믿음의 승부’ 뻔한 스토리지만 실화라서 더 진한 감동
입력 2010-03-21 19:47
스포츠 영화 공식=꼴찌팀 → 역경딛고 우승
기독교 영화 ‘믿음의 승부’의 구성은 특별한 것은 없다. 제목도 평범할 뿐이다. 팸플릿에 나와 있는 미식축구 선수의 사진을 보면 ‘미식축구 선수들이 신앙을 통해 승리한다는 뻔한 내용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영화는 상영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눈물짓게 하다 마지막엔 박수까지 치게 한다. 해보지도 않고 걱정부터 하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고 절망하는 모습은 다름 아닌 우리 자화상이고, 하나님만 의지한 미식축구팀의 승리는 우리의 승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미국 조지아주 내 작은 시골에 위치한 샤일로 기독학교. 이곳 미식축구팀인 ‘이글스’는 계속되는 패배로 성적이 말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고로 꼽히는 선수는 전학 가버린다. 테일러 감독은 이로 인해 해임 위기에 놓인다. 또 부부의 불임 원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몹시 힘들어한다.
그러나 감독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하나님께 더욱 의지한다. 팀의 목적이 승리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높이는 데 있어야 한다고 깨닫는다. 선수들도 감독의 생각에 공감하게 되면서 팀은 연승을 기록한다.
“하나님은 같은 편이기 때문에 하나님만 의지하면 불가능이 없다”고 영화는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두려움을 버리고 믿음을 가지라고 관객들에게 쉴 새 없이 말한다. 이 믿음으로 이글스 팀은 고교 미식축구 챔피언 결승전에서 기적 같은 득점으로 챔피언이 된다.
영화는 보통 스포츠영화가 그렇듯 단순하다. 작품성과는 상관없는 영화다. 하지만 단순함은 오히려 관객에게 친근감을 준다. 영화사는 애초부터 영화의 완성도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관심이 많다.
믿음의 승부는 조지아주 소재 알바니에 위치한 셔우드교회가 만들었다. 담임목사인 알렉스 켄드릭 목사가 각본 감독 주연(테일러 감독)을 맡았다. 그는 최근 개봉된 기독교 영화 ‘파이어 프루프’의 각본과 감독을 맡기도 했다.
교회가 부담할 수 있는 초저예산으로 만들어 일반 개봉된 것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영화는 전 세계 56개국에서 상영돼 2000만명이 관람했다. 제작비 대비 3000배 수익을 올렸다. 시골교회가 만든 이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영화 속 기적도 실제 있었던 일이다. 기독인이라면 놀라지는 않을 듯싶다. 영화 같은 하나님의 기적은 현실 속에서 부지기수니까. 4월 15일 씨너스 명동 개봉.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