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부셰르 원전 가동싸고 미·러 현격한 입장차
입력 2010-03-20 00:29
이란의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18일 남부 볼고돈스크에서 열린 원자력 산업에 관한 회의에 참석해 이란의 원자력 발전소 첫 번째 원자로가 올 여름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19일 밝혔다. 부셰르 원전의 운전 가동 날짜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부셰르 원전은 이란이 러시아의 지원으로 건설 중이다.
지난해 만료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협정을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부셰르 원전 가동 연기를 촉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민간 핵에너지를 개발할 권리가 있지만 평화적 목적인지 확인할 때까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부셰르 발전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여 국제적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며 강행의지를 분명히 했다.
해외 언론은 러시아가 이란 핵 개발에 따른 추가 제재에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셸 플로노이 미 국방부 차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역할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최근 국방 독트린을 보면 미국과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석유사업 등으로 이란 제재에 소극적인 가운데 러시아마저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서방 국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재안 마련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핵 감축안 협정 체결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일부 절차상 문제가 남아 있지만 양국의 새로운 협정 서명이 이뤄지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