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룡 전격 사퇴 파문] ‘신동아’ 인터뷰 내용은

입력 2010-03-19 21:25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전격 사퇴를 몰고 온 ‘신동아’ 4월호 인터뷰는 어떤 내용인가. 문제가 되는 대목은 “김재철 신임 MBC 사장이 ‘큰집’에 불려가 조인트를 까이면서 ‘MBC 좌빨’을 척결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김 사장의 선임 이유를 묻는 신동아 기자의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방문진과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냐는 겁니다. 쉽게 말해,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이냐는 게 첫 번째 기준이었다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김 사장이 임명된 이후 갈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럭비공이 하나 들어와서…”라고 말끝을 흐린 뒤 관계회사 사장단, 임원 인사가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제(3월 8일)부터 대학살이 시작됐죠.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무능한 사람을 정리하고, 특정 정권에 빌붙는 사람을 척결한다는 의미에서는 80점 정도는 되는 인사라고 평가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김 사장이 좌파들한테 얼마나 휘둘렸는데. 큰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김 사장이)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또 “김 사장이 큰집에 갔다 왔느냐”는 물음에 “큰집에 들어갈 수 있어? 밖으로 불러내서…(김 사장이) 좌파들 끌어안고 가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번 인사로) MBC 좌파 대청소는 70~80% 정도 정리됐습니다”라고 밝혔다.

신동아 기자가 “김재철 사장이 청소부?”라고 재확인하자 김 이사장은 “(내가) 청소부 역할을 해라(하니까). 그러니까 김재철은 청소부 역할을 한 거야. 그 점은 인정을 해야 돼요. 물론 김재철이 안 하려고 했지, 그걸로 (김재철 사장은) 1차적인 소임을 한 거야”라고 전했다.

“언제 김 사장에게 그런 뜻을 전했나”라는 질문에는 “대체적인 그림은 만나서 그려줬지. 둘만 만난 일은 없지만, 사장으로 선임하자마자 바로 불러서 얘기했어요. 김 사장은 내 면전에서는 ‘걱정하지 마시라’고 했고. MBC 내의 ‘좌빨’ 80%는 척결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건 임기가 1년이라는 것이고, 본인이 재선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엄기영 사장의 사퇴가 사실상 예정됐던 일이냐는 물음에 김 이사장은 “내가 사실 지난해 8월 27일 엄 사장을 해임하려 했어요. 하지만 정무적인 판단으로 미룬 겁니다. 전략이었죠. 솔직히 2월 말까지는 버틸 줄 알았어요. 그때까지도 안 나가면 해임하려고 했어요. 어차피 내보내려 했는데 자기 발로 걸어 나갔으니 120% 목표 달성한 거죠”라고 강조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