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보 개혁 ‘운명의 일요일’… 오바마 “표결 지켜봐야” 亞 순방 또 연기

입력 2010-03-19 18:35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법안의 의회 통과를 독려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호주, 괌 순방 일정을 또 한 차례 연기했다. 당초 18∼24일이던 일정이 21∼25일로 연기됐다가 이번에는 6월로 멀찌감치 미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상당한 결례까지 무릅쓰면서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은 건보 개혁법안이 그만큼 다급하고, 정치적으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과 얘기해본 사람이라면 대통령이 얼마나 건보개혁 통과를 원하는지 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지금 있어야 할 곳은 법안이 통과될 워싱턴”이라며 호주와 인도네시아 정상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1일 실시될 하원의 건보법안 표결은 물론 이후 상원의 표결처리 절차에도 대통령이 도움을 주기 위해 연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말 순방을 첫 연기한 후 막후 작업을 통해 몇몇 민주당 내 반대 또는 중립적 입장을 갖고 있던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오바마 대통령의 두 차례 순방 연기는 취임 이후 아시아 중시 외교정책을 쓰겠다는 그의 공언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동아시아정책 담당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패트릭 크로닌 선임연구원은 이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순방 연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전략 기조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