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강의만 듣고도 대입 준비 가능해야”… MB, EBS 본사 방문

입력 2010-03-19 21:48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은 사교육을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서울 도곡동 EBS 본사를 찾았다. 지난 17일 1차 교육개혁대책회의에서 “교육을 직접 챙기겠다”고 선언한 이후 첫 교육현장 방문이다. 최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EBS 강의와 수능시험 연계율 70%’를 발표한 것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도 있다.

이 대통령은 EBS 관계자, 학생, 학부모 등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교육이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학부모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 수준까지 가지 않겠느냐”며 “내 임기 중에 교육을 어느 정도 기초를 잡아놓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교육비를 줄여서 누구나 교육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 소위 교육복지”라며 “사교육을 받지 않고 방송 수능 강의만으로도 대학입시를 준비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입학사정관제와 관련, “요즘처럼 교육 문제가 많으니 입학사정관이 부탁받은 사람이나 아는 사람을 뽑지 않을까 (학부모들이) 걱정을 한다”며 “그러나 대학들이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규제와 감시를 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고3 학생은 “수능연계율 70%를 지켜주셨으면 한다”고 건의했고, 한 학부모는 “사교육을 안 하고 과연 EBS만으로도 (대학 진학이)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EBS 수능 강의 덕분에 올해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한 학생이 “EBS 인터넷 강의 서버가 다운돼 답변이 다 사라진 적이 있다”고 말하자, “신속하고 충실한 서비스를 위해 보완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한 대학생의 장래희망이 대통령이라는 말을 듣고 “대통령 제대로 하려면 3D(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스러운(dangerous))”라고 농담해 폭소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또 학부모들에게 “사교육 한다고 그렇게 애쓰지 말라”며 “나중에 사회에서 보면 과외 많이 받고 성적이 좋아도 그런 학생은 적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