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교회 10곳에 ‘희망의 빛’ 300만원… 거룩한빛광성교회, 조건없이 3000만원 지원

입력 2010-03-19 18:06


지난 1월 말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 기획담당 이창호 목사의 휴대전화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가 작은 교회를 살리기 위해 적지 않은 후원금을 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목사는 귀를 의심했다. 대형교회의 담임목사가 작은 교회를 살리겠다며 이렇게 직접 챙기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며칠 후 운동본부 측은 거룩한빛광성교회의 요청으로 브리핑을 했고, 교회 측은 곧바로 인근 10개 교회에 3000만원을 후원키로 결의했다. 한 교회당 300만원씩 지원을 하는 셈이다. 조건은 없었다.

정 목사의 이런 뜻과 정성을 담은 모임이 19일 경기도 고양시 덕이동 교회에서 열렸다. 올해 운동본부 측의 목회사관 훈련을 받는 미자립교회 가운데 고양과 파주지역 10개 교회 목회자와 사모가 초청됐다.

작은 교회들의 고충은 다양했다. 물질도 부족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교회에 대한 불신이 전도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성전을 더욱 크게 만들고 교인 수 늘리기에 급급해 온 결과다.

그런 중에도 이날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힘이 났다. 이들은 “교회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전도가 무엇인지 깨달았다”며 전도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행사장은 이내 교회성장을 다짐하는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30여 교회 목회자들도 함께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토의했다.

정 목사는 “봄이 되면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위로잔치를 열려고 3000만원을 책정했었다”면서 “하지만 미자립교회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에 그 돈을 전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거룩한빛광성교회의 이런 후원금 등으로 운동본부는 140여 미자립교회에 매달 10개월 동안 전도 물품을 포함, 30만원씩 지원한다. 선정된 교회의 목회자들은 철저한 훈련 과정을 거친다. 매달 한번 목회자 부부 세미나에 참여하고, 매주 4일 이상, 하루 4시간 이상 전도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정 목사는 비신자 전도를 통한 교회성장을 강조했다. 그리고 1만여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로 성장한 노하우를 잔잔히 소개했다. 정 목사는 이날 후원금 외에 성장이 침체된 인근 작은 교회에 잘 훈련된 소속 전도 일꾼들을 파송해 성장을 돕기로 약속했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은 게 정 목사의 간절한 바람이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