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도 아쉬운 스와질란드에 핸드펌프로 희망의 물 퍼올리다… 최지우, 소녀가장 엄마 역할·어린이 위생교육 등 봉사

입력 2010-03-18 18:59


“씨야봉아(감사합니다)! 최지우.”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스와질란드로 떠났던 배우 최지우씨가 검은 대륙에 ‘희망과 사랑의 샘’을 파놓고 최근 돌아왔다.

최씨는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월드비전 스와질란드 마들란감피시 지역개발사업장을 방문, 핸드펌프 설치작업을 손수 체험했다. 최씨는 “흙탕물이라도 구하기 위해 몇 ㎞를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깨끗한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니 내 몸이 날아갈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아이들에게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위생교육을 시켜주기도 했다.

최씨는 린델와(11)라는 소녀가장을 만난 것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린델와는 5년 전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시내에서 일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소녀가장이라고 소개했다. 린델와는 어린 나이지만 오빠와 동생의 식사를 챙기는 등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의젓한 모습을 보여줘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최씨는 이 소녀의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짧은 시간이지만 친언니처럼, 엄마 역할을 대신했다.

이번 여정을 마친 최씨는 “나눔의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며 “지구 반대편에는 이렇게 식수조차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곳도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고, 더 많은 분들이 나눔의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먼 길을 오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지만, 아이들과 주민들을 보면서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동행했던 월드비전 국제구호팀 강도욱 간사는 “이번에 최씨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설치한 핸드펌프를 통해 린델와를 비롯해 500여명의 주민과 아동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도 오랫동안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주민들로 자치위원회를 구성해 펌프 관리와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간사는 스와질란드를 떠나는 최씨에게 린델와와 마을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외쳤다고 전했다. “씨야봉아(감사합니다)! 최지우.” 최씨의 핸드펌프 설치 체험 프로젝트는 다음달 초 ‘MBC 프라임’(최지우 검은 땅에 서다)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