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멘토되어 일자리알선·중매까지… 양천경찰서 탈북자 전담반의 크리스천 4인방

입력 2010-03-18 18:58


“북한이탈주민(탈북자)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고 통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하루가 짧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 보안과 신변보호 전담반이 탈북자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나눔을 전하는 ‘감동 보호’로 맹활약하고 있다. 32년 경력의 강력계 최종래(55·연천 성화교회 집사) 반장을 비롯해 정보통 장세호(54·강서성결교회 집사), 여성·청소년 전문 최순자(48·개봉교회) 경위와 용인대 유도학과를 나온 공도식(43·온누리교회 집사) 경사 등 크리스천 4인방이다.

이들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안그래도 많은 업무 중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탈북자들에게 일거리를 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교회에 가서도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제발 일거리를 찾아 주세요”라고 부탁할 정도다.

경력 18∼32년차 베테랑 형사인 이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탈북자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며 “탈북자들을 믿지 못해 일을 제대로 맡기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또 “탈북자들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자리잡아 통일이 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들의 작은 사랑 실천이 탈북자들에게 힘을 주고 그들을 향한 시선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탈북자 ‘보호천사’로 나선 것은 순전히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어서다. 이들은 늘 기도모임을 갖고 탈북자들 가정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는다. 갈 때는 꼭 휴지와 비누, 쌀과 고기, 김치와 과일 등을 준비한다. 컴퓨터를 설치해 주는 등 집안일도 돕는다. 결혼하지 못한 탈북자들을 위해 중매를 서고 기타나 바이올린을 배울 교회를 소개하는 것도 봉사목록 중 하나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베풀면서도 이들은 “고마워하지도, 미안해하지도 마라”면서 “이것은 경찰이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만 귀띔한다. 이렇게 해서 지난 4년 동안 탈북자 박모(24)씨 가족 3명을 비롯, 탈북자 30여명을 인근 교회로 인도했다.

열과 성을 다해 탈북자들을 섬겼는데 마음이 전해지지 않을 때 가장 안타깝다는 최 반장은 “양천구 관내에는 서울시에서 가장 많은 1200여명의 탈북자가 거주하고 있다”며 “이들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 교회와 성도들의 많은 관심, 사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