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총연합회 문상주 회장 “사교육 줄이려면 학교 수업 질 높여야”
입력 2010-03-18 19:19
“EBS 강의의 수능 반영률을 70%로 올려도 사교육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EBS에 나오지 않는 나머지 30%를 위해 학원에 다닐 수밖에 없거든요.”
문상주(63)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18일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갈월동 비타에듀 본사 회장실에서 기자와 만나 “EBS를 통해 사교육을 줄여보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회장이 1992년부터 회장직을 맡아온 연합회에는 전국 8만5000여개의 학원이 가입돼 있다. 그가 운영 중인 비타에듀는 과거 고려학원과 한샘학원, 제일학원을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시킨 업체다.
문 회장은 “EBS의 영향력을 키워서 사교육비를 줄여보겠다는 얘기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됐던 내용이지만 실효를 거둔 적이 없었다”며 “EBS의 수능 반영률을 끌어올리면 학교 수업을 등한시하는 풍토만 강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교육을 줄이고 싶다면 학교 수업의 질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에 치중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
문 회장은 이어 사교육 업계에서 채택하고 있는 ‘공부법’을 소개하며 공교육에서도 이를 적용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회장은 “매일 학생의 학업량을 체크하고 모든 데이터를 전산화해 관리하는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 프로그램을 2006년 도입해 큰 효과를 거뒀다”고 자랑했다. 무슨 과목이 얼마만큼 부족한지, 자신이 목표한 점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짚어주는 이 프로그램에 힘입어 비타에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397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프로그램이 도입되기 전인 2006년 이전에는 비타에듀 출신 서울대 합격생이 한 해 20∼30명 수준이었다.
문 회장은 “체계적으로 학생의 공부 실력을 길러주는 LMS 같은 방법을 학교에서도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며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학생들과 상담을 하면 학생들의 학습 의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