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석, 특기는 미식축구였다”… 日 유학생활 보여주는 자료 공개

입력 2010-03-18 19:18

평안도 지역의 정서와 풍속 등을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시인 백석(1912∼95)의 유학생활을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됐다.

김숙이 영남대 강사는 계간 ‘서정시학’ 봄호에 게재한 ‘새로 찾아낸 백석 시인 연구자료’에서 백석이 재학한 일본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학에서 얻은 백석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백석은 1929년 이 학교 영어사범과에 다녔다. 김 강사는 당시 영어사범과의 수강과목을 분석한 뒤 “1학년 과정에서는 한문 과목을 모두 60시간 이상 수강해야 했다”며 “이 과정에서 백석은 중국의 이백(李白)과 두보(杜甫)의 시 정신을 경험할 수 있었고 노장사상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강사는 “백석의 시에는 생로병사에 대한 기층민의 태도, 민간사상과 결합된 방술(方術)이 많이 등장한다”며 “백석이 4년 동안 중국 고전뿐만 아니라 영미 문학,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등의 일본 문학작품에 대한 강좌를 집중 수강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사범과의 1934년 졸업 명단에는 백석이 호적상 본명인 백기행(白夔行), 원적은 조선(朝鮮) 평북(平北)으로 적혀 있다고 김 강사는 전했다.

김 강사는 백석의 취미와 특기가 독서와 미식축구로 적혀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양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