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휠체어컬링팀, 4강 토너먼트 진출 확정적
입력 2010-03-18 18:13
“캐나다와의 경기가 가장 재밌는 게임이 될 겁니다.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겁니다.”
한국 휠체어컬링팀의 주장 김학성(42)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밴쿠버 패럴림픽 센터에서 스위스를 격파한 후 큰소리를 쳤다. 말을 아끼는 평소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그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져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해볼 만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학성의 얘기는 현실이 됐다. 3시간의 휴식 후 열린 한국과 캐나다의 경기는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접전이었다. 4-5로 한 점 뒤진 채 맞은 마지막 8엔드. 한국팀의 마지막 스톤을 김학성이 던지는 순간까지도 승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가 던진 스톤이 하우스 중앙에 위치한 캐나다의 스톤을 제대로 맞춰 밀어낸다면 2점을 보태면서 역전 승리도 가능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투구는 조금 빗나가며 캐나다의 스톤 대신 방어를 위해 과녁 앞에 늘어놓은 한국의 스톤에 맞고 굴절됐다. 결국 한국팀은 4대 6으로 석패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팀은 스위스를 9대 3으로 완파했다. 스위스가 7엔드 경기 후 6점의 점수차를 8엔드에서 뒤집기는 어렵다고 판단, 8엔드를 포기할 정도로 완벽한 승리였다.
이날 2경기에서 1승1패를 하며 예선성적 5승3패를 기록한 한국은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캐나다(7승1패)와 2위 미국(6승2패)은 4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에 이어 스웨덴(4승3패)이 4위고, 독일과 이탈리아가 3승4패로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한국과 스웨덴, 독일, 이탈리아 모두 4강 토너먼트 진출의 기회가 남아있지만 독일과 이탈리아는 19일 열리는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 독일의 상대는 4강 경쟁팀인 한국과 스웨덴이고, 이탈리아의 상대는 영국 및 세계 최강 캐나다다. 2연승을 거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대진인 만큼 결국 한국과 스웨덴이 남은 2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4강 토너먼트 대결이 ‘1위-4위, 2위-3위’ 대결로 펼쳐진다는 것. 한국이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강 캐나다보다는 미국을 4강 토너먼트에서 만나는 게 유리하다. 1위가 유력한 캐나다를 피하려면 3위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팀은 19일 예선 마지막 상대인 독일전에서 승리한다면 다른 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3위를 확정짓는다. 스웨덴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한국과 6승3패 동률이 되지만 예선에서 한국이 스웨덴을 8대 4로 꺾은 바 있어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3위가 된다.
김학성은 경기 후 “내일 독일과의 경기는 무난하게 이기고 4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밴쿠버=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