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포인트 활용 ‘똑똑한 회원’ 급증

입력 2010-03-18 18:31


신용카드 포인트를 적립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때 쌓이는 포인트를 묵히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똑똑한’ 카드 회원들이 늘고 있다.



18일 국내 최대 전업계 카드사인 신한카드가 회원들의 카드 포인트 활용비율을 조사한 결과 상품구매에서 금융상품 가입까지 카드 포인트가 폭 넓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패밀리 레스토랑과 백화점, 주유소, 영화관, 놀이공원 등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이용하는 비율이 60.1%로 가장 많았다. 현금으로 돌려받는 캐시백과 카드 결제대금에서 차감받는 비율도 22.1%나 됐다. 신한카드 고객이 포인트 기부 사이트인 ‘아름인’을 통해 기부한 금액은 2005년 3억40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9억1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포인트로 기부하면 연말정산을 통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어려운 이웃도 돕고 절세 효과도 누리는 등 일거양득이다.

현대카드 회원 중에는 알뜰히 쌓은 포인트로 차량 할부금을 갚거나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해 비행기 티켓을 구입하는 고객이 많다. 현대카드M 회원이 현대캐피탈을 통해 신차나 중고차 할부를 이용할 경우 5년간 최고 200만 포인트로 갚을 수 있다. 또 마일리지가 필요할 경우 대한항공은 30포인트를 1마일리지로, 아시아나항공은 20포인트를 1마일리지로 바꿀 수 있다.

각 카드사들이 자체 운영하는 ‘포인트몰’을 이용하면 다양한 상품을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비씨카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포인트몰에서는 4000여종의 상품이 판매된다.

포인트 활용이 번거롭다면 아예 포인트를 기프트카드로 바꿔 쓰는 방법도 있다. 기프트카드는 대형 백화점을 제외한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카드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포인트가 10만점 이상이면 기프트카드로 교환해 준다.

카드사 포인트의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포인트 사용률은 5년 만에 2배 넘게 신장됐다. 5년치 포인트 사용액을 적립액으로 나눈 ‘포인트 사용경험률’은 2004년 29.32%에서 2007년 45.79%, 지난해 말에는 68.4%로 늘었다.

반면 포인트 사용률이 급증하면서 적립 후 5년이 경과해 자동 소멸된 포인트는 지난해 처음으로 줄었다. 자동 소멸 포인트는 2004년 852억원에서 2007년 1515억원, 2008년 1359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810억원으로 감소했다.

황일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