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눈엣가시’ 폭스뉴스 인터뷰 왜?… 건보 반대파 설득 정공법

입력 2010-03-18 18:2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백악관은 건강보험 개혁 등 오바마 행정부의 각종 정책을 비판만 하는 극우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 대해 “공화당의 선전기관이며, 언론기관이 아니다”고 비난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오후 6시부터 브렛 베이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일종의 정공법이자,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향한 마지막 공세인 셈이다. 건강보험 등 자신의 주요 정책을 보수성향의 시청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통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표결과 관련한 ‘비상수단’이 일부 비판받는 데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건보 개혁은 옳은 일이기 때문에 이번주 내에 처리될 것”이라고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통령과 폭스뉴스와의 그간 어색한 관계를 반영하듯 대담에서는 가시 돋친 말들이 오갔다. 특히 베이어 앵커가 상·하원의 건보 개혁안 처리 과정에서 찬성표를 얻기 위해 일부 의원 또는 지역에 특혜 예산을 지원했다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다소 열을 올리며 “그것은 정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베이어 앵커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답을 중간에서 여러 차례 자르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필리버스터(의회에서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장광설)를 아주 싫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달변으로 길게 답변하는 걸 슬쩍 비꼰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베이어, 내 대답 좀 끝내도록 해주지 않겠소”라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베이어 앵커는 대담이 끝날 때 “대답을 방해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6%로 취임 이후 처음 반대율(47%)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4∼7일 실시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