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이번엔 쇠고기 분쟁 ‘전운’… 美 수입제한 철폐 요구할 듯-日외상은 “NO”

입력 2010-03-18 18:20


미국과 일본 간 외교적 마찰이 다시 우려되고 있다. 주일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에 이어 오는 4월 쇠고기 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16일 톰 빌색 장관이 수출 촉진 각료회의를 마친 뒤 다음달 5∼9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빌색 장관은 아카마쓰 히로시류 일 농림수산장관과 만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수출 배증 계획’을 알리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 제한 철폐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일본, 미 쇠고기 수입 확대 반대=일본은 2003년 미국에서 처음 광우병이 발생한 뒤 그해 12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2006년 월령 20개월 미만 쇠고기에 대해서만 수입 재개를 허용했다.

이후 미국은 일본에 시장을 더 개방하라고 압박했다. 일본은 꿈쩍도 하지 않고 수입 쇠고기에 대한 검사를 철저히 했다. 20개월 미만의 미국산 소도 뼈, 내장 등 광우병 위험물질은 제거한 뒤 수입하도록 했다. 2008년 4월엔 미국산 소 갈빗살 700상자 중 1상자에서 척추 뼈가 나오자 해당사 제품의 수입을 즉각 중단했다.

전미쇠고기협회(NCBA)는 일본이 수입을 까다롭게 규제하면서 수출 물량이 10분의 1가량 줄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 축산업계로선 일본 시장은 놓칠 수 없는 곳이다. 광우병 발생 전까지만 해도 일본은 미국산 쇠고기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다.

◇도요타차와 미 쇠고기는 동급=빌색 장관의 방일과 관련해 오카다 가쓰오 일본 외상은 “일본은 일본의 국익이 있고 미국은 미국의 국익이 있다”며 시장 확대 의지가 없음을 단호히 밝혔다.

하지만 일본도 고집만 부릴 수 없는 입장이다. 도요타 리콜 사태 때문이다. 지난 2일 미국 의원들은 상원 상무에너지 교통위원회에서 개최된 도요타 청문회에서 미국 쇠고기 안전문제가 제기된 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내린 일본의 대응을 상기시켰다.

네브래스카주 상원 마이크 조핸스 의원은 “만약 급가속으로 인한 안전 문제로 미국이 일본 자동차 수입을 금지하면 일본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레이 러후드 미 교통부 장관은 도요타 리콜 사태를 미·일 쇠고기 분쟁과 명시적으로 연계하겠다고 답했다.

빌색 장관도 “일본에서 내가 해야 할 사명은 양국 소비자와 미국 농가를 위해 시장개방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방일 목적을 밝혔다. 미국이 일본에 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할 방침임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한 셈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