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노화시켜 죽인다

입력 2010-03-18 09:31

무한증식 하는 특성을 지닌 암세포를 정상세포처럼 "노화"(senescence)시켜 죽일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됐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 등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 대학 M.D. 앤더슨 암센터와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 연구팀은 Skp2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면 암세포가 일반세포처럼 늙어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Skp2는 세포주기(cell cycle) 조절, 세포증식, 세포성장, 종양형성 등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여러 종류의 암세포에서 과잉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를 주도한 M.D. 앤더슨 암센터 분자-세포종양학 연구실의 린후이콴(Hui-Kwan Lin) 박사는 종양유전자들이 과잉발현된 뒤 Skp2 유전자를 무력화시키면 분열과 증식 능력의 상실을 의미하는 세포노화를 암세포에 유발시켜 종양의 성장이 억제된다는 사실이 쥐실험과 시험관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립선암이 발생하도록 유전조작된 쥐들 중 일부에만 Skp2 유전자를 무력화시키고 종양의 성장을 지켜보았다.

6개월 후 이 유전자가 녹아웃된 쥐의 종양이 대조군 쥐들에 비해 훨씬 작았다. 녹아웃 쥐들의 전립선과 림프절 조직을 분석한 결과 많은 암세포에서 노화가 진행돼 세포분열 속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암세포들은 DNA는 손상되지 않고 휴면상태에 빠져들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어서 인간 전립선암세포를 배양해 Skp2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는 물질에 노출시킨 결과 똑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린 박사는 이 노화경로(aging pathway)가 암세포와만 관계가 있고 다른 정상세포들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따라서 이 노화경로를 암 예방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를 다른 종류의 암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