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인으로 서울대 입학 카마숨바군에 또 한번의 큰 선물… 췌장 종양 제거수술+장학금 지원

입력 2010-03-17 20:43


“한국에 정말 고맙다. 학교도 다니게 되고 건강까지 되찾게 해줘서….”

아프리카 잠비아인으로 올해 서울대 외국인 특별전형에 입학해 화제가 됐던 켄트 카마숨바(21)군이 한국에서 또 한 번의 큰 선물을 받았다. 최근 잦은 복부 통증으로 검사를 받던 중 췌장에서 20㎝가량의 종양이 발견돼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제거 수술을 받은 것. 다행히 악성 종양은 아니었고, 카마숨바군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지난주부터 건강하게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수술을 집도한 외과 최상룡 교수는 17일 “카마숨바군에게서 발견된 종양은 큰 편에 속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개 5㎝가 넘지 않는다”면서 “종양은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수술을 통해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에도 고향인 잠비아에서 비슷한 수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수술 자국이 남아있을 뿐 당시 종양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카마숨바군이 수술 받게 된 데는 경기도 양평 곡수교회 김은경(54) 목사의 도움이 컸다. 김 목사는 고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전까지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그를 자신의 집에 묵게 하는 등 물심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 목사는 복부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참고 지내는 카마숨바군을 설득, 지역병원에서 종양을 발견했으나 큰 병원에서만 수술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경제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치료를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김 목사는 “고민 끝에 평소 친분 있던 고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오동주 교수에게 치료를 부탁했고, 병원 측이 흔쾌히 받아 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병원은 인송문화재단과 함께 카마숨바군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 치료비 500만원과 장학금 100만원을 지원했다. 인송문화재단은 고 설경동 대한전선 창업주가 1970년 설립한 장학재단으로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에게 의료비와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카마숨바군은 “한국의 간호사들이 너무 친절하다.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잠비아로 돌아가 어려운 사람을 도우며 살겠다”고 말했다고 병원 측이 전했다.

한편, 카마숨바군은 지난해 2월 잠비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같은 해 4월 한국인 선교사들과 경남 산청 지리산 고등학교의 지원으로 한국에 유학 왔으며 6개월여의 노력 끝에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입학금과 수업료를 구하지 못해 걱정했던 카마숨바군은 김 목사와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학교생활을 원만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