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 절반이상 “한국생활 만족”

입력 2010-03-17 19:10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족을 이루고 사는 결혼이민자의 절반가량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월 평균 가구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가 60%로 상당수의 다문화가족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결혼이민자 여성의 3분의 1, 남성의 절반 이상은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이민자 현황=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7∼10월 결혼이민자 13만1702명을 대상으로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결혼이민자는 여성이 12만146명으로 남성(1만1556명)의 10배가 넘었다고 17일 밝혔다. 결혼이민자는 조선족이 30.4%로 가장 많았고 한족 등 중국인(27.3%), 베트남인(19.5%), 필리핀인(6.6%), 일본인(4.1%) 등 순이었다.

결혼이민자의 평균 나이는 여성 33.3세, 남성 41.6세로 조사됐다. 여성 결혼이민자는 한국인 배우자와 평균 10세, 남성은 1.3세의 나이차를 보였다. 결혼이민자가 많이 거주하는 곳은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이 51.9%로 절반을 차지했다. 결혼이민자는 2000년대 들어 크게 늘었다. 결혼이민자 가운데 81.1%는 2000년 이후 입국했고, 2005년 이후 들어온 경우가 54.1%였다.

◇다문화가족 경제 상황=다문화가족의 59.7%는 월 소득이 2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월 소득이 100만∼200만원인 경우가 38.4%, 100만원 미만은 21.3%였다. 특히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은 필리핀 출신이 28.7%, 조선족 24.7%, 베트남 22.5%, 태국 21.1% 순으로 나왔다.

다문화가족 중 본인이나 배우자가 집을 소유한 경우는 33.0%에 불과했다. 전·월세가 42.2%, 배우자 부모 소유가 19.5%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사회보험료 미납, 전기·수도세 체납, 생활비를 위해 빚을 낸 경험, 병원 치료 중단·포기 등의 경험이 있는 다문화가족은 30%에 이르렀다.

◇삶의 질과 가족관계 만족도=여성 결혼이민자의 57.0%, 남성의 53.8%가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여성 6.7%, 남성 8.3%에 불과했다. 북미·호주·서유럽,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출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결혼이민자들 가운데 모국 가족이 한국인과 결혼할 경우 적극 찬성한다는 경우는 여성 46.2%, 남성 54.5%로 나왔다.

결혼이민자 가운데 외국인이라고 차별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는 비율은 남성 52.8%, 여성 34.8%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복지부 조사에서 결혼이민자의 30%가 차별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한 것보다 높아진 것이다.

결혼이민자들이 삶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여성의 경우 언어문제(22.5%), 경제문제(21.1%), 자녀교육문제(14.1%)로 나타났다. 남성은 경제문제(29.5%), 언어문제(13.6%)를 주요 어려움으로 꼽았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