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산교회, “공단지역 어린이에 영어예배로 희망을”

입력 2010-03-17 20:33


“어려움을 이기고 영어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이자 축복입니다.”

대구시내서 주거환경이 가장 열악하다고 평가받는 비산6동에 자리한 평산교회(이흥식 목사·사진)가 최근 영어예배를 드리고 목회자와 온 성도들이 감격에 빠졌다.

수성구를 비롯한 대구지역 상당수 교회들이 이미 수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영어예배를 이제서야 시작하면서도 이들이 감격하는 이유는 바로 평산교회가 위치한 동네가 ‘서구에서도 비산6동’이라는 데 있다.

서구는 비산염색공단, 서대구산업단지, 열병합발전소, 하수종말처리장 등이 밀집돼 있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여기에다 지하철 노선은 없고 제대로 된 공원이나 문화공간이 절대 부족해 매년 인구가 줄어든다. 대구시내 8개 기초단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서구다.

‘날뫼골’이라고도 불리는 비산6동은 몇 년 전만 해도 소방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화재가 일어나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동네였다. 상황이 이런 지역의 골목 안에 위치한 평산교회가 영어예배를 드릴 만큼 부흥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흥식 목사는 ‘하나님 안에서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해 보자’ ‘하나님이 도와 주신다’는 찬양을 부르면서 ‘교회만을 위한 목회가 아니라 교회와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목회’라는 방침을 세우고 20여년간 지역사회를 섬겨왔다.

양무리복지회를 세워 지역의 소외계층을 섬겼고, 꿀벌지역아동센터를 통해서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교육적 문화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또 미래지향적인 목회를 위해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교회’라는 표어를 내걸고 올 들어 마침내 영어예배부를 신설하기에 이르렀다. 지역 청소년들이 세계를 향해 도약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1월 중순부터 영어예배를 준비해 온 평산교회는 지난 7일 오후 본당에서 ‘영어예배부 헌신예배’를 드리고 13일부터 본격 영어예배를 시작했다.

2층 교육관에서 드리는 영어예배 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며 교회에 속한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일반인 등 6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

이 목사는 최근 미국 ‘Warm Beach Camp 선교팀’으로부터 오는 7월 평산교회에서 영어캠프를 개최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 목사는 이런 혜택을 평산교회만 누리지 않고 영어에 관심이 있지만 외국인과 함께할 기회가 없는 지역 어린이들도 동참해 기쁨을 함께 나누도록 길을 열어줄 계획이다.

영어예배부를 담당하는 강명희 목사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시작된 영어예배부가 교회와 지역민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을 베풀며 세계를 향해 꿈을 펼치도록 이끄는 복된 예배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 리폼드신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 목사는 현재 동산성서신학원원장,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양무리복지회장, 국제기아대책기구 대구회장, 대구CTS기독교방송 운영위원장 등을 맡아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