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석탄재 생태복합센터’ 상수원·농경지 오염 우려

입력 2010-03-17 18:06

경남 하동군의 남강댐 상류에 들어서는 생태복합센터 조성공사 과정에서 시공업체가 규정을 어기고 대량의 석탄재를 성토용으로 사용하면서 주변 농경지와 상수원 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하동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옥종면 병천리 3만5200㎡ 부지에서 착공된 다목적 생태복합센터는 낙동강 수계기금 18억원과 국·도비 17억원, 지방비 8억원 등 총 52억원이 투입돼 2011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은 도로보다 1∼2m 정도 낮아 성토를 해야 하는데 공사를 맡은 B업체는 발전소에서 배출된 석탄재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상 재활용 대상 폐기물인 석탄재를 성토용으로 사용하려면 40% 정도의 일반 흙과 섞도록 규정돼 있으나 이 업체는 화력발전소에서 나온 석탄재 3만5000t가량을 그대로 갖다 부었다.

이 때문에 비가 오면 예정지 인근 농경지로 시커먼 석탄재가 그대로 흘러들고 있어 덕천강 지류를 통해 상수원인 진양호마저 오염시킬 우려가 큰 상태다. 또 시커먼 석탄재는 청정지역인 옥종면의 경관도 훼손시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화력발전소는 연료로 사용한 뒤 나오는 석탄재를 처리하기 위해 t당 1000원 정도의 운반비를 보조해 주며 성토나 매립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생태복합센터 시공업체는 성토용 토사 구입비를 줄이는 동시에 석탄재 운반비까지 받아 이중으로 수익을 남긴 셈이라고 주민들은 지적했다.

민원이 계속 발생하자 이 업체는 한 달 전부터 성토작업을 중단했지만 여전히 비가 내리면 시커먼 석탄재가 하천으로 흘러들고 있어 환경오염을 막을 후속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하동군 관계자는 “일반 흙을 구하지 못해 석탄재로 성토해 놓은 것이며 조만간 일반 흙을 석탄재와 섞을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하동=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