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에 한국 姓·이름 지어줘요… 전남 일부 지자체, 모든 비용 등 지원 큰 호응
입력 2010-03-17 18:03
해남 장흥 강진 등 전남도내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주여성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한국식 성과 이름지어주기 사업을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남군은 지역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해남군 내 지명을 본관으로 하는 개명 서비스를 오는 23일부터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해남에는 현재 우리 국적을 취득한 131명을 포함해 403명의 이주여성이 살고 있으나 이주여성 대부분의 이름이 ‘뿌이티투리에우’(베트남) 등으로 길고 어려워 소통에 지장을 주고 있다. 외국식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관공서나 금융기관 방문 시 불편을 겪고 있다.
군은 이에 따라 여성회관과 다문화지원센터에서 한글 교육 등 각종 다문화 정착 교육을 받는 이주여성 중 희망자를 모집한 뒤 가족과 상의해 원하는 성과 이름을 지어오면 법률구조공단 해남출장소 변호사들의 지원을 받아 법원에 개명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특히 군은 기존 성과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남 본관을 적극적으로 권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주여성들이 해남군 또는 해남 내 읍·면·리 등의 지명을 본관으로 삼아 개명할 경우 수백 개의 해남 성씨가 새로 만들어질 전망이다.
또 새로운 성·본을 창설하고 개명 서비스를 받을 경우 농어업인은 무료, 저소득층은 소액 수수료 15만원 정도가 소요되지만 군은 이들에게는 모든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장흥군과 강진군도 지난 1월 29일 광주지법 장흥지원과 ‘다문화가족 법률지원 협약’을 체결한 뒤 한국 국적 취득 및 우리 이름지어주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협약에 따라 장흥군과 강진군은 고문 변호사 2명의 도움을 받아 이주여성들에게 무료로 작명 및 개명 절차를 진행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강진군 11명과 장흥군 10명이 한국 이름을 새로 얻었다. 이들 대부분은 지역 지명을 사용해 본관을 지었다.
해남=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