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강행
입력 2010-03-17 01:15
이스라엘이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동예루살렘에 1600채의 유대인 정착촌을 추가 건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 내 건축 활동은 지난 42년 동안 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어떤 해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요르단령이던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정착촌을 건설해 왔다. 팔레스타인은 독립국가를 세우면 이곳에 수도를 세울 계획이었다.
이스라엘이 정착촌 신축 계획을 발표한 것은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방문하고 있던 지난 9일이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간접 평화 협상을 추진해 온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은 “부통령 방문 중에 발표한 것은 모욕” “중동 평화 노력을 망치는 행위”라며 비난했다. 바이든 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 이어 백악관의 로버트 깁스 대변인은 비난에 가세했다. 마이클 오렌 주미 이스라엘 대사도 15일 미국 내 자국 영사들에게 “양국 관계가 1975년 이래 최악의 위기”라고 말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던 조지 미첼 중동특사는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팔레스타인도 “정착촌 건설이 계속되는 한 어떤 협상도 없을 것”이라며 평화 협상을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동맹관계가 최악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AFP 통신은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이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우리 공약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클린턴 국무장관이 현재 이스라엘 측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