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휠체어컬링팀 단독 3위… 메달을 꿈꾼다

입력 2010-03-16 21:20

아쉬운 첫 경기 패배 이후 3연승을 질주하던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대표팀은 16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단독 3위를 유지하며 4강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캐나다 밴쿠버 패럴림픽 센터에서 벌어진 2010 밴쿠버 동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예선 5차전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6대 9로 패했다. 3승2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공동 1위인 미국과 캐나다(이상 4승1패)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스위스(이상 2승2패) 등 공동 4위 3팀과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상황이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이상 2승3패)이 공동 7위, 일본이 1승3패로 9위, 영국이 1승4패를 기록하며 10위로 처졌다.

전적에서 알 수 있듯 절대 강자가 없이 각 팀이 물고 물리는 혼전을 거듭하고 있어 경우의 수를 따지기도 어렵다. 한국 대표팀의 김명진(39)은 “6승 이상은 해야 4강 안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4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서는 남은 4경기에서 3승1패 이상을 거둬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 대표팀은 노르웨이와의 경기에서 초반 절대 열세의 경기를 팽팽한 승부로 몰고 갔지만 뒤집기에는 힘이 딸렸다. 대표팀은 3엔드까지 대거 7점을 내주는 등 5엔드가 종료됐을 때 1-8로 크게 뒤졌다. 그러나 한국은 6엔드에 3점, 7엔드에 2점을 뽑아 6-8까지 추격하며 마지막 8엔드를 긴장으로 몰아넣었다.

대표팀은 8엔드에서 하우스(컬링 경기장에 그려져 있는 둥근 원)에 2개의 스톤을 올려놓아 동점의 기회를 잡았지만 노르웨이의 마지막 투구자는 실수를 기대한 한국 팀의 바람에도 흔들림 없이 하우스 중앙에 정확하게 스톤을 밀어 넣으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오전에 열린 예선 4차전 영국과의 경기에서는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7대 4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1·2·3엔드에 나란히 2점씩을 얻고 4엔드에도 1점을 보태며 7-0으로 앞서나갔다.

영국은 5·6엔드에 각각 1점씩을 만회하고 7엔드에 2득점하면서 분전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초반 실점이 너무 많았다.

한국 대표팀은 17일 이탈리아와 예선 6차전을 치른다. 이탈리아를 이긴다면 다소 여유있게 전략을 짤 수 있지만 패한다면 다급해진다. 당장 이탈리아와 순위가 역전될 뿐만 아니라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는 부담까지 생긴다. 이탈리아전 승리 여부가 메달 획득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밴쿠버=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