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형강류 수출가격 올리기로… 국내 철강제품값 인상 본격화 조짐

입력 2010-03-16 18:43


현대제철이 16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4∼5월 선적 형강류 수출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형강류는 주로 골조 등 건자재로 쓰이는 제품이다. 수출가격은 내수가격 선행지표인 만큼 국내 철강제품 가격인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국제 철스크랩(고철) 가격 상승에 따라 H형강은 t당 730∼800달러, 시트파일 및 기타형강은 t당 780∼800달러, 철근은 t당 630∼640달러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3∼4월 선적분에 비해 t당 70∼80달러 인상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내수가격 인상도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산 철스크랩 오퍼가격이 t당 450달러 이상까지 오른 데다 일본 JEF스틸이 호주 철광석·석탄 생산업체 BHP빌리턴과 지난해보다 55% 오른 가격에 원료탄을 도입키로 했고, 철광석 가격도 전년 대비 90%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미국 뉴코어사가 t당 55달러씩 올리는 등 각국 철강업체들도 제품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추세다.

이미 포스코는 국제가격 변동에 따라 지난 4일 주문분부터 석도원판과 무방향성 전기강판 등 일부 제품가격을 t당 5만∼8만원씩 인상했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철근 내수가격을 t당 69만1000원에서 74만1000원, H형강은 82만원에서 86만원, 일반형강은 74만원에서 78만원으로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포스코 주력제품인 열연강판의 인상시기와 규모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열연강판 가격인상은 곧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연쇄적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JEF스틸처럼 55% 오른 가격에 원료탄을 들여올 경우 현재 t당 68만원인 열연강판 가격에 11만원쯤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 철강사들과 원료 공급사들이 매년 4월 연간 단위 공급계약을 갱신해온 만큼 인상시기는 4월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