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잘린 고교생’ 접합수술 성공… 말 어눌해질 가능성
입력 2010-03-16 18:31
지난 8일 만취한 40대 여성으로부터 강제로 입맞춤을 당하다 혀가 잘린 김모(16)군이 혀에 허벅지살을 이식하는 수술(Lateral Thigh Free Flap)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을 집도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측은 16일 “김군의 수술은 지난 12일 오전 11시 시작돼 13일 오전 7시까지 20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군이 입원한 병동 담당 간호사는 “김군이 중환자실을 거쳐 병실에서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김군은 아직 말을 할 순 없지만 접합수술 자체는 성공적이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수술에 참여한 병원 관계자는 “다소 어눌해질 수 있지만 대화를 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혀 표면에 돌기가 없어 맛을 느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군이 받은 수술은 허벅지 측면의 혈관, 신경 조직을 이식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설암(舌癌) 환자의 혀 이식에 이용된다.
전북대 의대 성형외과 양경무 교수는 “접합수술을 하면 기존 혀보다 짧게 붙이기 때문에 말이 어눌해 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래 혀 길이대로 접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식한 부분의 끝이 힘이 약해 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교수는 “환자의 나이가 어려 회복이 빠르고 재건된 혀에 쉽게 적응할 수도 있다”고 했다.
수술 이후 병실에는 김군의 부모와 누나, 친구들이 초조하게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김군 가족은 “피의자에 대한 미움은 없다”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술비는 6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군 가족은 피의자와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계획이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